최근 문화의 현상 가운데 경계의 모호성이 새로운 유행으로 등장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혹은 무엇이 거짓인지에 대해 아무도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흑과 백으로 나뉘던 시절은 이제 고리짝 시대의 유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딱히 뭐라고 결론 짓기는 힘들지만 고정관념 이라든가 흑백논리 같은 것들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음에 대해 딴지를 거는 이들은 없으리라 본다.
경계가 허물어 지면서 고유의 특성이 사라져 가고 있는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단순히 사회적인 변화 혹은 유행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흐름이 지나치게 빨라 때때로 혼란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무슨 열풍처럼 불어 닥치고 있는 "야오이 문화"를 들 수 있겠다.
야오이라 함은 '괴상한'이란 뜻을 가진 일본어로 정상적인 것과는 동떨어진 비정상적인 무언가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야오이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남자와 여자의 정상적인 연애담이 아닌 남자와 남자간의 동성애적 성향을 보여주는 문화에 대해 일부 '야오이'란 말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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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이 문화가 확산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는 일본 만화를 들 수 있겠다. 소위 꽃미남으로 일컬어 지는 이들이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는 여성들에게로 하여금 훔쳐보기의 쾌락을 전파하고, 마치 남성들이 레즈비언 포르노를 즐기듯 그네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는 남성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관음증'이 여성에게도 엄연히 존재함을 증명하는 것으로 최근 들어 여성의 사회 진출 및 경제적 자립성이 증가되면서 음지에 숨어있던 그들의 문화가 이제서야 표면으로 드러났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문화적 성향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은 가까운 예로 <봄날은 간다>에 등장하는 '상우'나, <번지점프를 하다>에 등장하는 인우와 태희(혹은 현빈)의 모습 등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마초 스타일의 남성성을 가진 '아놀드 슈월츠제네거'가 '실베스타 스탤론'의 영화들이 맥을 추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영향을 이유로 들 수 있는데, 더 이상 기존의 '강한 이미지'의 남성 보다는 '부드럽고 섬세한 이미지'의 남성이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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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야오이 문화에 대해 보다 성숙한 소양을 청소년들에 길러 준다면 그들에게 새롭고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야오이 문화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기도 한다. 인터넷에 떠 도는 팬픽(Fan-fiction)에 대한 입장 또한 좋아하면 그럴 수도 있다라고 쉽게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성적 취향에 대해 옳고 그르다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직 생물학적, 윤리적 등의 관점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기 힘든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 뿌리를 흔들리게 하는 커다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함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꼭 받아들여져야 할 부분이지만, 모호함은 혼돈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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