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크리스찬 베일, 케이트 블란쳇, 이사벨 루카스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18분
개봉: 11월 12일
시놉시스
성공한 작가 릭(크리스찬 베일)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들려준 왕자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릭은 무언가를 열망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막내 빌리의 죽음은 그림자처럼 릭을 따라다니고 아버지에게 죄책감을, 동생 배리에게는 삶의 끔찍함을 느끼게 한다. 릭은 이혼한 아내 낸시(케이트 블란쳇)와 연인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에게서 숨 쉴 곳을 찾지만 그녀들 속에서 더 큰 혼란을 마주한다.
간단평
테렌스 맬릭 감독의 전작 <트리 오브 라이프>와 <투 더 원더>를 난해하다 생각한 이들이라면 <나이트 오브 컵스> 또한 고난의 관람이 될 듯하다. 이제는 테렌스 맬릭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한 시도 멈추지 않는 유영하는 이미지와 극도로 절제된 대사, 그리고 관념적인 나레이션은 <나이트 오브 컵스>에서도 계속된다. 하지만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신선하게 느껴졌던 실험적인 표현 방식은 <나이트 오브 컵스>에서 이미 그 약발이 다해 별 다른 감동을 주지 못한다. 찰나의 감각적 경험에서 오는 즐거움이 증발한 뒤 남는 건 화자의 자기혐오에 자아도취된 모습이 주는 불편함 뿐이다. <나이트 오브 컵스>는 표면적으로는 성공했으나 내면적으로는 공허한 작가 릭이 느끼고 인식하는 어지러운 세계를 사건의 인과관계보다 감정의 이끌림에 따라 보여준다. 영화는 타로카드의 추상적인 메시지와 심각하고 우울한 나레이션을 통해 주인공의 심적 고난을 토로한다. 하지만 영화의 형식상 공감이 쉽지 않은 주인공 릭이 화려한 LA 거리를 유영하고 미녀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영화의 메시지를 신뢰하게 힘들게 만든다.
2015년 11월 5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jeongin@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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