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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이 나를 좀먹을 때 (오락성 5 작품성 7)
거짓말 |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감독: 김동명
배우: 김꽃비, 전신환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98분
개봉: 10월 29일

시놉시스

60평대 고급 아파트가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고 제일 비싼 가전제품을 살 듯이 살피고 취소시키는 게 일은 아영(김꽃비). 허언증을 앓는 그녀의 일상은 허름하기 그지없다. 꾀죄죄한 집에서 알코올중독에 걸린 언니 수발하랴, 남동생 돌보랴 치이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인 태호(전신환)가 아영에게 청혼한다. 현금이 들어있는 봉투와 반지를 끼워주는 태호에 아영은 혼란스럽다. 그러나 아영의 허언증은 그녀가 마음을 준비할 새도 없이 내달려 직장 동료는 물론이고 엄마에게까지 이제 곧 결혼한다고 떠벌이게 만든다. 결국 아영은 거짓말로 인해 직장에서도, 연인에게서도 겉돌면서 더욱 큰 혼란을 겪게 되는데…….

간단평

“한때 나를 구원했던 것이 나를 억압하는 시기가 온다”. 여성학자 정희진 책의 구절이다. 이 말은 아영의 삶을 요약한다. 아영은 알코올 중독자인 언니, 고등학생인 남동생을 돌보는 실질적 가장이다. 형부마저 떠난 그녀의 삶은 출구 없는 가난으로 점철돼 있다. 거짓말은 아영에게 타인의 시선 속에서나마 그녀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래서 그녀의 삶을 지탱해주는 지지대다. 영화는 거짓말에 의해 구원받고 결국엔 파멸하고 마는 아영의 모습을 담담하지만 밀도 있게 그려낸다. 원톱 주연을 내세워 인물의 심리 묘사에 치중한 영화이니만큼 <거짓말>의 주인공은 매우 중요하다. 배우 김꽃비 캐스팅은 좋은 선택이었다.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여배우 김꽃비의 연약하지만 신경질적인 연기는 영화 전반의 플롯과 잘 맞물린다. 2002년 <차원의 정의>로 데뷔해 13년간 연출과 그립(촬영장의 장비를 운용하는 스탭)을 겸하고 있는 김동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흔치 않은 행보를 보이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감독의 작품이니만큼 <거짓말>은 김동명 감독의 노하우와 고뇌가 고스란히 묻어있다. 허영심과 실제 ‘나’ 사이에서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해본 적 있는 사람에게, 김동명 감독의 <거짓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주위에 허언증 친구가 있는 분.
-심리적 허기에 주려 쇼핑, 음식, 술 등에 중독된 분.
-김꽃비의 지친 듯한, 신경질적인 연기를 보고 싶은 분.
-어둡고 무거운 영화를 싫어하시는 분.
-1인 심리묘사 영화가 답답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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