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현/ 이해영/ 서영화/ 명계남
장르: 드라마/ 잔혹/ 코미디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90분
개봉: 8월 13일
시놉시스
주민센터 상담사 경숙(서영화)을 찾아간 수남(이정현)은 좀 길게 자기 얘기를 하겠다고 한다.
“ 제가 이래봬도 스펙이 좋거든요. 제 자랑은 아니지만 자격증이 한 14개?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하는 건 뭐든지 잘했어요~ 근데 결국 컴퓨터에 일자리를 뺏겼죠. 그래도 다행이 취직도 하고, 사랑하는 남편까지 만났어요. 그래서 둘이 함께 살 집을 사기로 결심했죠. 잠도 줄여가며 투잡 쓰리잡 열심히 일했어요. 근데 아무리 꾸준히 일해도 빚은 더 쌓이더라고요. 그러다 빚을 한방에 청산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왜 행복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자꾸 생기는 걸까요? 이제 제 손재주를 다르게 써보려고요.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예요!”
간단평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제 16회 전주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이자 안국진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허를 찌르는 참신함이 가득하다. 감독은 충분히 눈물 자아낼 이야기를 구구절절 풀어 놓는 대신 은유와 희화로 웃음과 기이함을 동시에 주는 한 편의 잔혹 동화를 완성했다. 이는 제목에서부터 그 의도를 익히 짐작할 수 있다. 미련하리만치 성실한 수남에게 끝없는 좌절을 안겨주는 나라가 어떻게 성실한 나라일 수 있겠는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발칙한 스토리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인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선명하게 형상화된다. 수남과 대척 점에 있는 경숙의 지극히 예의 바르나 단호한 울림 있는 목소리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귓가에 맴돌 정도다. 오로지 한 가지만 좇는 외골수, 아줌마라 불리지만 소녀 같은 수줍음, 가냘픈 목소리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속삭이며 거침없이 무자비함을 행하는 수남과 배우 이정현은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 그녀로 인해 수남은 생명력을 얻고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자유로이 유영할 수 있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단지 새롭고 파격적인 것만을 추구했다면 전하질 못할 재미와 감동을 준다. 감독과 배우 모두 우직하리만치 제 역할에 충실했고 근간에 흐르는 따뜻함 때문이다.
2015년 8월 13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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