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영화2]를 우연치 않게 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어머니를 모시고 이 영화를 보러가도 괜찮은 건가 하는 걱정이 되긴 했지만 어차피 좀더 신선하고 다른 느낌의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어머니를 모시고 정말 오랜만에 극장을 갔습니다.
[무서운 영화]를 그닥 재미나게 보지 못했던 저는 2편은 뭐 달라졌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1편 보다 2편이 더 웃겼던 것은 아마도 극장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너무나도 다행스러웠던 것은 생각만큼 야한 장면이 나오지 않아 어머니와의 시간이 그리 껄끄럽지만은 않았다는 것이지요.
제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장면은 [미녀삼총사]를 패러디한 장면이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참으로 신나게 즐겼던 영화를 한번 비틀어서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니까 그 느낌이란 것이 완전히 달라지더라 구요. 분수대를 뒤로하고 [미녀삼총사] 특유의 포즈를 잡는 장면에서 터지는 웃음으로 다음 장면이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 조차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였어요. 반면 어머니는 제가 그 장면을 보고 웃는 이유가 예쁜 여자들이 등장해 처절하게 망가져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눈치였어요. 제가 이유를 요목조목 설명하자 그 때서야 "아하!" 하시더니 텔레비젼 시리즈를 운운하시면서 이해를 하시더라구요.
영화는 생각보다 너무너무 짧게 느껴졌고 실제로 러닝타임이 8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가뿐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예전에 극장에서 [쿼바디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등을 즐겨 보셨던 어머니는 영화를 본 건지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나온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허탈한 웃음을 짓기까지 하셨답니다. 어머니에게 긴 영화가 좋은 것 만은 아니라고 했지만 역시나 어머니는 "돈을 주고 극장을 오게 된다면 이렇게 짧은 영화는 보지 않을 거란다"라면서 슬쩍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영화라는 매체는 배우기로 대중문화의 일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중문화는 여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라고 풀어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요. 요즘 영화들 보면 온통 젊은이들을 위한 가벼운 영화들만 가득한 것 같아 생각해 보니 우리 부모님 세대가 즐길만한 영화들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 역시도 심각하고 무거운 영화보다는 현실의 힘겨움을 조금이라도 잊을 수 있는 쉽고 가벼운 영화가 좋은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내내 가볍고 즐거울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고 때때로 심각하게 생각 할 수 있는 영화들도 한 두 편 정도는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