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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의 속사정을 알고 싶다 (오락성 5 작품성 4)
그 여자 그 남자의 속사정 |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수정(정다혜)은 연하남 상철(연제욱)과 연인 사이다. 하지만 오로지 야릇한 밤을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철이 싫어진 수정은 그와 헤어진다. 이별의 아픔을 훌훌 털고 정수(서지석)와 사귀게 된 수정은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꿈꾸며 만남을 지속한다. 그러나 이번엔 너무 순진해서 탈이다. 스킨십을 싫어하는 정수를 못 마땅히 여긴 수정은 그에게 이별을 고한다. 외로움에 사무친 수정은 자신도 모르게 전 집주인 석태(이상일)와 가까워진다.

<그 여자 그 남자의 속사정>은 음흉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제목과 달리,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는 인물들의 속사정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본다. 그 방식이 좀 독특하다. 영화의 이야기는 시간순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대신 상철과 연애중인 수정, 정수와 연애중인 수정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된다. 감독은 이 방식을 통해 수정이 새로운 남자들을 만나면서 겪는 동일한 상황들이 어떤 식으로 반복, 변형되는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상철에게는 자신의 자취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던 그녀가 정수에게는 여자 친구 방에 왜 안 들어오냐고 다그치는 모습으로 바뀐 장면이 이를 잘 나타낸다.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들쑥날쑥 하는 바람에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어떤 계기를 통해 수정이 변하게 됐는지 명확한 속사정을 알 수 없다. 꼬일 대로 꼬여 버린 인물들의 관계도도 한 몫 한다. 이들의 복잡한 관계를 재정립하기에는 러닝타임이 부족해 보인다. 여기에 상철이 수정과의 첫날밤을 보내기 위해 한밤중 남산한옥마을에서 치르는 소동극 등 작위적 상황설정은 공감대 형성을 무너뜨린다. 이야기 전달 방법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인물들의 속사정을 사려 깊게 다루지 못한 감독의 연출력이 아쉽다.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
-과한 설정이 도리어 화를 불러일으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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