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마음에 상처가 난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는다. 동생을 죽인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윤희와 아버지의 폭력으로 불후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진호는 트라우마를 지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우연히 만난 그들은 상대에게서 자신의 상처를 발견한다. 윤희는 진호를 통해 지켜주지 못했던 죽은 동생을, 진호는 윤희를 통해 매 맞고 살았던 엄마를 떠올린다. 그들은 서로에게 방패가 되며 마음속 상처를 서서히 치유한다. 영화는 이들이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람은 사람을 통해 아픔이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상처가 아물게 되는 계기 자체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무엇보다 기도를 통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설정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도는 트라우마를 깨고 구원을 얻게 되는 윤희의 모습을 대변한다. 하지만 너무나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의미 전달에 무리가 따른다. 인생의 벼랑 끝에 내몰린 진호,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 등 주변 인물들이 변화하는 계기 또한 설명이 부족해 공감을 얻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이야기의 매듭을 짓기 위해 급하게 마무리한 흔적이 영화의 완성도를 무너뜨리는 격이랄까. 성유리, 이주승 등 배우들의 고른 연기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
2013년 1월 3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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