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중심에 두고 변화하지 않았다. 션(라이언 구즈만)은 최고가 되기를 꿈꾸는 다운타운보이다. 슬럼가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 믿는다. 그는 지금 게릴라 플래시 몹으로 스타가 되기를 꿈꾼다. 에밀리(캐서린 맥코믹)는 프로 무용수를 꿈꾸는 업타운 걸이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는 기업 후계자가 되기를 바란다. 주어진 삶이 싫은 소년과 소녀는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움직인다. 소녀의 아버지가 리조트 개발 계획으로 시가지 철거를 기획하기 전까지는. 이 또한 두 사람의 로맨스를 가로막는 장애물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슬럼가에 사는 춤꾼 소년과 하이클래스 소녀는 계급과 환경의 차이를 춤으로 가뿐히 뛰어넘는다. 그리고 댄스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이 춤이라는 매개를 통해 스크린을 무대 위 한 편의 퍼포먼스 현장으로 탈바꿈시킨다.
한마디로 <스텝업 4>는 하이브리드의 총합체다. 이번 시리즈는 몸으로 보여주는 댄스영화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요소의 접목에 고심했다. 힙합과 현대무용의 접목을 매개로, 플래시몹, 유투브, 캠코더, 그래피티 등 다양한 소재를 끌어왔다. 자동차, 에스컬레이터, 갤러리, 컨테이너 등 장소와 지형을 이용한 플래시 몹은 춤보다는 한 편의 완성된 무대예술에 가깝다. 이 무대에서는 댄서와 그래피티 거리화가, 디제이, 파쿠르, 스턴트, 무대(미술)효과 등이 적재적소에서 어우러져 합을 이룬다. 그리고 춤에 몸을 맡긴 젊은 육체들을 전시하고, 슬럼가는 야경이 황홀한 로맨스의 배경으로 변화한다. 빈약하고 진부한 이야기에 앞서 이 퍼포먼스 시퀀스만은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스텝업 4>가 관객에게 원하는 것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동시에 볼거리에 치중하고 스토리는 빈약하다는 혹평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쇼잉이 강한 영화에게 마땅히 따라붙는 평이다. <스텝업 4>에게 누가 웰메이드 드라마 따위를 기대하겠는가.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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