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반예르 가문의 감춰진 추악한 진실을 들춰내는데 집중했다면, <밀레니엄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이하 ‘<밀레니엄 2부>’)는 리스베트의 과거사를 밝히는데 힘을 쏟는다. 성매매에 관련된 사회지도층의 이야기는 떡밥인 셈. 감독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 나고, 정신병원에 수감됐던 리스베트의 과거를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칼날을 들이미는 그녀의 복수극에 2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다 보니 1편의 동력이었던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공조관계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극을 리스베트 혼자서 끌고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카엘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리스베트의 매력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혼자 극을 이끌어나가기에는 벅차다. 1편의 또 다른 매력이었던 이들의 멜로라인도 일보 후퇴한 느낌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한 팀을 이뤄 사건을 파헤치는 재미가 전무하다보니 흡입력이 떨어진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4월 5일에 개봉예정인 <밀레니엄 3부 : 벌집을 발로 찬 소녀>를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2012년 3월 23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