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뱅클럽>은 <팩토리 걸> 등의 실화바탕 영화들이 취하는 인터뷰로 문을 열고 플래시백으로 이야기의 살을 붙이는 형식을 취한다. 일명 ‘뱅뱅클럽’으로 불렸던 네 명의 남자들, 이들 중 두 명은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두 명은 세상을 떠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장 엄혹했던 시대를 사진에 담아 세상에 전파했던 실화를 말한다 해서 이 영화를 기록영화나 다큐에 가까운 실화영화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순간을 필름에 기록하는 사람들,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열정과 고뇌에 집중한다는 철학적인 단평은 이 영화의 색깔과는 다르다. 이들에게 사진은 예술보다는 밥벌이와 명예에 더 가깝다. 그것이 오히려 사실적이다. 무모한 용기와 명예, 젊음의 치기가 결합한 ‘뱅뱅클럽’은 살 떨리는 총성 속에서 기막힌 프레임을 찾았다.
그렉 마리노비치(라이언 필립), 케빈 카터(테일러 키치), 켄 오스터브룩(프랭크 라우텐바흐), 주앙 실바(닐스 반 자스벨드)가 말하는 일상 속에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사명보다는 유약한 인간이 더 부각된다. 주앙과 그렉이 쓴 책을 원작으로 하지만 이 영화의 발화점은 역시 케빈 카터의 그 유명한 사진이다. 굶주린 소녀와 이를 지켜보는 독수리의 모습을 담은 이 사진 한 장은 퓰리처 수상과 함께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동시에 보도사진가에게 기록이라는 숙명과 도덕이라는 딜레마를 동시에 안겨줬다. 사진 속의 소녀에게 인도적인 조치가 취해졌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당혹해하는 케빈 카터의 모습을 영화적 하이라이트로 삼는다.
<뱅뱅클럽>은 실화를 바탕으로 액션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면서 도덕적 딜레마를 던지는 듯하다. 영화의 태도는 그만큼 어정쩡하다. 사색도 오락도 실화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파이를 나눠 갖고 관객이 버거워하지 않을 선에서 각자의 재미를 선사한다. 기아에 허덕이는 소녀가 카메라 렌즈 속에서는 좋은 피사체로 전환된다는 잔인하고도 지독한 아이러니가 영화적 소재로 소비됐다. 좋은 사진이란 질문을 던지는 사진이라는 케빈 카터의 답변과 달리 영화는 사색을 전시하고 급하게 봉합해버린다. <뱅뱅클럽>이 주는 미덕은 단 하나다. 그들이 찍은 실제 사진의 프레임을 영상으로 재현해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 시각적인 즐거움은 꽤 쏠쏠하다.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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