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 CGV 왕십리에서 <댄싱퀸>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는 인권변호사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된 황정민(황정민)과 우연히 댄스가수가 될 기회를 얻은 왕년의 신촌 마돈나 엄정화(엄정화)의 꿈을 향한 이중생활을 그린다. 연출을 맡은 이석훈 감독은 영화가 끝나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기획단계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염두에 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선 시절, 부인 문제로 공격당한 일을 스토리에 참고한 것. 하지만 박원순 시장과 극중 황정민 캐릭터의 유사성을 묻는 질문에는 “연관이 없다”고 부인했다.
● 한마디
마음이 더 움직일 수 있었다. 초중반의 찰진 호흡과 리듬을 마지막까지 잘 가져갔더라면,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엄정화의 이중생활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억지 설정을 끼워 넣는다. 극중 황정민은 국민을 향해 말한다. “가족은 다스리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가는 존재입니다. 국민도 함께 가야 하는 존재라 생각합니다”라고. 그런데 정작 영화는 관객과 함께 가지 못하고, 감정과잉으로 치닫는다. 웃음과 감동은 쥐어짠다고 해서 나오는, 참기름이 아닌 것을. 이 와중에 황정민과 엄정화는 빛난다. 황정민은 어떤 역할이든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배우라는 점에서 대단하고, 엄정화는 ‘열정의 끝’이 안 보이는 배우라는 점에서 놀라운 동시에 아름답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요즘 같은 세상에 꿈을 이야기하는 건 허황되게 느껴지기 십상이다. 꿈을 이루기 쉽지 않은 각박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댄싱퀸>은 포기하지 않는 꿈이 얼마나 멋있고 감동적인지를 이야기한다. 서울시장 후보 남편과 댄스 가수 아내라는 작위적인 설정이지만 영화는 황정민, 엄정화 두 배우의 인간적인 연기와 짜임새 있는 연출로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다만 탄탄한 구성을 보이는 황정민 에피소드에 비해 생략적으로 진행되는 엄정화 에피소드는 아쉬움이 남는다. <페이스 메이커>도 그랬지만 <댄싱퀸> 또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화두를 관객에게 던진다. 그만큼 만만치 않은 현실이라는 것, 그 속에서 상업영화가 어떻게 관객에게 위안을 전하려고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2년 1월 4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