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라이온 킹 3D>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 옛것이 좋아). 17년이 지났어도 감동은 여전하다. 밀림의 왕이 될 ‘심바’의 탄생부터 삼촌 스카에게 빼앗긴 왕권을 되찾는 심바의 모습까지 그 때의 감동이 되살아난다.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 장면마다 삽입된 주옥같은 음악도 감흥을 살리는데 한 몫 한다. 이에 반해 3D 영상은 심심한 편. 무리지어 이동하는 동물들의 모습, 심바와 스카의 마지막 결투 장면 등은 입체감이 도드라지지만, 그 외 장면들은 별다른 3D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 단점이 2D 영화보다 비싼 값을 내고 영화를 관람하는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다. 돈 주고도 못사는 게 추억이니까.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솔직히 말해서 <라이온 킹>은 오늘날의 정교한 애니메이션의 기획력과 완성도에 비교하자면 떨어지는 물건이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의식한 효과와 예상 범위 안에서 머무르는 기승전결, 지나치게 단순해서 부조리한 은유적 세계관, 이는 결국 픽사와 드림웍스가 주도하기 전까지 애니메이션 왕국을 자처했던 디즈니 월드가 시대적 한계에 봉착하기 전까지의 영광과 한계를 명징하게 드러내는 지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라이온 킹 3D>에서 눈여겨볼만한 건 고전 셀 애니메이션의 레이어가 컨버팅 3D 애니메이션으로 변환됐을 때, 셀 애니메이션의 레이어가 그 입체적인 공간감으로 구현되는 이미지의 목격이다. 3D 입체감과 탁월하게 결부되는 CG 애니메이션의 구현력에 미치지 못하지만 때로 그 레이어의 층위가 때때로 다른 차원의 입체감을 준다는 건 흥미롭다. 하지만 역시 세월무상이랄까. 때때로 호기심은 추억을 죽인다.
(beyond 민용준 기자)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