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꿍따리 유랑단>은 2010년 ‘꿍따리 유랑단’의 단원들이 출연했던 드라마 <고마워, 웃게 해줘서>의 제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몸이 불편한 단원들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김영진 감독도 장애인이다. 장애인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그린다는 감독의 기획아래 단원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로 투영하면서 연기를 한다. 성우를 하고 싶지만 척수장애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진 김지혜, 아이돌 연습생이었지만 발성장애로 기획사에서 쫓겨난 오세준, 한 손으로 무예타이를 하는 최재식과 한 손으로 마술을 하는 조성진 등은 드라마를 찍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일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영화는 이들을 통해 신체적 장애보다는 편견이란 잣대에 짓눌린 마음의 장애가 더 큰 문제라는 걸 말한다. 그리고 마음의 장애가 치유될 때 비로소 행복한 삶이 시작된다고 일깨워준다.
영화는 이런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동안 감독과 배우들의 신경전 또한 볼거리다. 극의 리얼리티를 위해 손을 놓고 휠체어를 타라는 감독과 그렇게 타 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김지혜, 절단된 손을 보여주는 장면을 싫어하는 조성진 등 촬영장 뒷얘기는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진다. 다큐멘터리보다는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영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짙다. 인터뷰를 삽입하며 단원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그것을 오롯이 담아내기에는 그릇이 작아 보인다. 다큐멘터리 보다는 드라마 <고마워, 웃게 해줘서>를 보는 편이 이들의 마음을 잘 전달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2011년 12월 2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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