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앵그리 3D>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한 질주한다. 복수를 위해 무조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밀튼에게 ‘멈춤’이란 없다. 그는 자신 앞에 서있는 장애물을 모두 제거한다. 적들을 향해 무자비한 총알 세례를 퍼붓는 건 예삿일. 술 마시고 섹스 하는 동안에도 총은 쉴 틈이 없다. 고어 영화처럼 핏물이 흥건한 장면들이 수두룩하다. 여기에 종종 등장하는 엠버 허드의 섹시한 자태는 서비스. B급 영화에 걸맞은 내용과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아드레날린을 분출하게끔 한다.
문제는 이야기다. 보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영화에서 이야기를 찾는 다는 건 부질없는 짓이겠지만 <드라이브 앵그리 3D>는 각 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죽은 밀튼이 딸의 죽음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조나 킹은 무엇을 위해 밀튼의 손녀를 제물로 바치려 했는지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또한 이승에 온 회계사의 목표물이 밀튼인지 조나 킹인지도 불분명하다. 기본적인 설명이 부재하다보니 화려한 액션 장면을 감상하는데 종종 브레이크가 걸린다.
3D 영화로 제작된 <드라이브 앵그리 3D>는 실제 3D 카메라로 촬영하며 영상의 힘을 싣는다. 이전 3D 영화 <블러디 발렌타인>의 메가폰을 잡은 패트릭 루시어 감독은 눈앞에 총알이 빗발치는 장면이나 자동차 액션 장면 등을 보여주며 현란한 입체감을 선보인다. 하지만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입체감에만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공간감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여러모로 부실한 영화는 최근 이미지가 실추된 니콜라스 케이지를 다시 일으켜 줄만한 추진력이 없어 보인다. 그의 부활 기회는 내년 개봉 예정인 <고스트 라이더 2>로 미뤄야 할 것 같다.
2011년 8월 24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