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 2084>는 한국 고전캐릭터 ‘홍길동’과 2084년 미래라는 시대적 배경, 그리고 3D 기술을 접목시킨 국내 첫 3D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전라남도 장성군의 지적재산 콘텐츠인 만큼, 영화 곳곳에는 축령산, 나노단지, 편백나무 등 군의 유산이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해 재미를 준다. 나노칩을 통해 감정을 제어 당하던 시민이 편백나무 수액을 마시면 칩의 기능이 정지된다는 식의 설정이 대표적이다. 모션캡쳐와 키 애니메이션을 적절히 조합한 애니메이션 효과는 꽤 괜찮다. ‘활빈당’이 ‘하령’을 추격하는 오프닝 씬의 애니메이션 효과와 3D 효과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장성군의 유산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세련된 3D 애니메이션 효과 등에서 <홍길동 2084>는 오랜 기간 공들인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의미와 기술적인 부분 외, 영화 자체의 차별화된 매력은 크지 않다. 3D 효과가 입혀진 2084년 미래도시의 ‘홍길동’은 우리가 알고 있는 뻔한 플롯 속의 일반적인 영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저 시대상에 어울리게, 좀 더 잘 빠진 터치로 다시 태어났다는 게 새롭다면 새로울까. 어쩌면 영화도 그걸 알고 그렇게, 홍길동과 미래시대 2084년을 매치시켜 제목을 썰렁하게 지을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2011년 8월 17일 수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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