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에 의해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교회는 전사 집단 프리스트를 만들어 뱀파이어를 봉인한다. 다시 찾아 온 평화로운 시대. 하지만 그와 동시에 쓸모가 없어진 프리스트는 교회로부터 버림받고, 인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힘들게 살아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최고의 전사로 평가받는 프리스트(폴 베타니)의 조카 루시(릴리 콜린스)가 뱀파이어 수장 햇(칼 어반)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조카를 구하기 위해 프리스트는 신의 뜻을 거역하고 뱀파이어를 찾아 나서면서 복수를 시작한다.
프리스트의 고뇌를 담아내는데 집중했던 원작은 할리우드로 건너가며 눈요기 거리에 치중한 액션 영화로 탈바꿈 했다. 딱히 줄거리랄 게 없다. ‘미국판 아저씨’ 한 줄로 요악 가능한 이야기는 한없이 진부하다. 액션이 주력한 영화이니 그러려니 하고 액션에 주목해 봤는데, 액션도 진부하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캐릭터도 진부하긴 마찬가지다. 3D로의 도전도 성공적이지 못하다. 3D 안경 착용은 가뜩이나 어둡게 처리된 영화 화면을 더욱 어둡게 만들 뿐이다. 8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미안하지만)반가워지는 순간이다.
어쩌면, 영화보다 형민우 만화의 원작 만화를 다시 찾아보는 게 더 의미 있을지 모르겠다. 8년간 연재 중단된 만화가 다시 연재되길 바라며 말이다. <프리스트>의 명예를 회복 시켜 줄 사람은 현재, 형민우 작가 밖에 없어 보인다.
2011년 6월 12일 일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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