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옥보단 3D>의 숨겨진 베일이 훌훌 벗겨졌다. (드문드문 성기 노출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영화는 야하고, 야하고, 또 야하다. 배우들은 장소를 불문하고 속살의 향연을 펼친다. 눈만 맞으면 서로 엉겨 붙어 정사를 나누는 장면이 수없이 나온다.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성애묘사는 쉴 새 없이 이어지며, 관객의 동공을 확장시킨다.
하지만 눈요기도 잠시뿐. <옥보단 3D>는 원작과 비교했을 때 그 매력이 떨어진다. 영화는 에로와 코미디가 적절히 이어졌던 원작과 달리 코미디를 싹둑 잘라버렸다. 물론 짧은 시간에 거사를 끝마치는 미양생의 모습과 자신의 물건을 말의 물건으로 교체하는 과정은 유쾌하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육체보다 정신적인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 역시, 배우들의 육감적인 움직임에 홀려버린 관객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다.
감독은 코미디를 뺀 대신 3D 입체영상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정사장면을 대거 삽입한다. 원작 팬들이라면 일명 풍차 돌리기, 그네 타기 등 아크로바틱 한 정사장면이 어떻게 구현됐을지 궁금할 터. 하지만 그 호기심은 접어두길 바란다. 아쉽게도 정사장면에서 3D 입체영상의 활용도는 적다. 여타 에로영화에서 볼 수 있는 체위를 3D 입체영상으로 옮기는 데 그칠 뿐이다. 쇠사슬을 이용해 공중에서 정사를 나누는 특이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뇌리에 남을 정도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옥보단 3D>는 에로와 3D 입체영상의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여배우의 ‘육덕진’ 몸매와 실감나는 정사장면 등은 3D 입체영상과 혼연일체가 되지 못한다. 특히 출렁거리는 가슴을 확대해서 보여준 3D 입체장면은 뎁스값(깊이값)이 어긋난 탓에, 눈에 피로를 준다. 이는 제작진의 기술력 한계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오히려 3D 입체영상은 액션과 피 튀기는 고어 장면에서 더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날아오는 총알을 칼로 자르는 장면이나 쇠사슬로 고문을 행하는 장면 등이 <옥보단 3D>가 3D 입체영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허나 <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와 <쏘우 3D>에서 접했던 장면을 그대로 답습해 새로움은 덜하다. 작은 화면으로 만날 수 있었던 AV 스타 하라 사오리와 스오 유키코의 야릇한 모습을 당당히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2011년 5월 13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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