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왕국의 왕자인 하치는 여왕인 엄마의 보살핌에 행복하게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말벌 왕국의 군대가 습격해 왕국이 위험에 처하자 여왕은 하치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킨다. 이후 혼자가 된 하치는 잡혀간 엄마를 찾기 위해 말벌 왕국의 위치를 수소문한다. 하지만 말벌의 ‘말’자만 꺼내도 공포에 떠는 곤충 친구들은 그를 회피한다. 오로지 우연한 사고로 하치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아미만이 엄마를 찾는 걸 도와준다. 평화롭던 곤충들의 숲도 이내 말벌들의 습격을 받게 되고, 나비벌레 나로리가 붙잡혀간다. 하치는 친구인 나로리를 구하기 위해 홀로 말벌 왕국을 향해 길을 나선다.
최근 CG 애니메이션이 범람하는 가운데 2D 애니메이션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가운데 <꿀벌 하치의 대모험>은 2D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드러낸다. 2D 애니메이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따뜻한 색감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각각의 캐릭터도 친근감 있게 보여준다. 특히 인간인 아미와 하치가 이야기를 나눈다는 설정은 현실상황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아이들을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동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게다가 힘은 없지만 말벌 군대에 맞서는 하치의 용기와 곤충 친구들과 아미의 우정은 어린이 관객들에게 교훈까지 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꿀벌 하치의 대모험>은 어른들의 흥미까지 이끌어내는 작품은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하치가 엄마를 찾고 말벌 왕국의 군대를 무찌른다는 내용은 새로울 것 없고, 권선징악의 이야기 구도는 식상하다. 하지만 영화는 아이들을 동심의 세계로 초대하고, 귀여운 곤충 캐릭터를 통해 여러 곤충들의 습성과 특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좋은 점수를 못 받은 부모님들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다.
2011년 1월 11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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