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이 남자가 사는 법 (오락성 6 작품성 6)
아메리칸 | 2010년 12월 24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하얀 설원이 펼쳐진 숲속의 집. 그 안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연인. 그러나 따뜻했던 그들의 체온은 갑작스런 총격으로 식어버린다. 온화한 미소를 지었던 남자는 어느새 차가운 킬러가 되어 자신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자신과 사랑을 나눴던 여자까지도. <아메리칸>은 차갑고도 외로운 킬러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전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차가운 표정의 조지 클루니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잭(조지 클루니)은 한 번도 자신의 타겟을 놓쳐본 적이 없는 전문 킬러인 동시에 무기 제작자다. 스웨덴에서의 임무를 마친 그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들의 눈을 피해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로 숨어 들어간다. 잭은 절대 친구를 사귀지 말라는 킬러의 원칙을 지키며 조용히 지내지만,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베네데토 신부(파올로 보나첼리)와 가깝게 지낸다. 그리고 클라라(비올란테 플라치도)를 만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잠시, 그에게 새로운 무기를 제작하라는 임무가 내려진다. 그 사이 잭을 죽이려는 킬러들은 점점 마을로 다가온다.

<아메리칸>은 킬러가 직업인 고독한 남자의 삶을 따라간다.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없다. 그 또한 사람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 물론 그가 킬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자신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그는 신부가 아님에도 사랑을 할 수 없고, 언제나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 산다. 하지만 잭은 자신에게 고해성사를 하라는 신부의 권유와 매력적인 창녀 클라라와의 사랑으로 인해 닫힌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연다. 그리고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며 처음으로 행복한 삶을 꿈꾼다.

영화는 마틴 부스의 <미스터 버터플라이>를 원작으로 영화화 한 작품이다. 원작은 마지막 임무를 받은 킬러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자신에게 찾아온 행복한 삶 중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원작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주인공에게서 느껴지는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를 영상으로 옮긴다. 안톤 코빈 감독은 영국 록 밴드 ‘조이 디비전’의 이언 커티스의 삶을 영화로 옮긴 전작 <컨트롤>처럼 무미건조한 영상으로 원작의 느낌을 표현한다. 특히 표정의 변화 없이 초지일관 심각한 표정을 유지하는 조지 클루니의 모습과 화려함 없이 한 발의 총성만으로 마무리 짓는 총격신은 이를 잘 드러낸다.

여기에 주 배경지인 이탈리아의 풍경도 한 몫을 한다. 감독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베니스와 피렌체 등에서 촬영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와 산간지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인적이 드문 이곳의 풍경은 언제나 홀로 다니는 잭의 고독함을 표현하고, 마을 사람들과 결코 어울려 살 수 없는 그의 운명을 미리 짐작하게 한다. 또한 요새처럼 형성되어있는 마을은 잭과 킬러들의 추격전과 총격전을 더욱더 긴장감 있게 그리는 요소로 쓰인다.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할 정도로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의 영향력은 크다. 그는 뒤늦게 찾아온 행복과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인물의 심리를 잘 드러낸다. 여기에 감독도 총격신과 추격신, 심지어 베드신까지 화려함 보다는 리얼리티를 중시하며, 주인공의 심리를 돋보이게 한다. 하지만 리얼리티를 통해 잘 드러나는 남자의 심리가 관객들에게까지 잘 전달될지는 의문이다. 볼거리 보다는 한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이야기는 극적인 요소가 부족하다. 자주 접하지 못한 조지 클루니의 고독한 모습은 매력적이지만 지적이고, 멋있고, 위트 넘치는 조지 클루니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다소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2010년 12월 24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조지 클루니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군살 없는 조지 클루니의 상반신 노출은 여성 관객들에게 볼거리.
-리얼한 영상미와 주인공의 심리를 잘 드러낸 감독의 연출력.
-아마도 영화를 본 조지 클루니 팬들 왈 “멋있고, 위트 넘치는 조지 클루니를 돌려줘.”
-<본> 시리즈나 <테이큰>과는 거리가 먼 액션스릴러.
-화려한 액션신을 기대했다면 고이 접어 하늘 위로.
1 )
cipul3049
한쪽 구석이 빠져서 아쉽다.   
2011-01-09 00:14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