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의 또 다른 3D 입체 애니메이션 야심작 <메가마인드>가 공개됐다. 오늘 CGV 용산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진 영화는 초지일관한 패러디 정신과 가치 전복을 통한 역발상의 웃음이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정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여기에 3D 입체영상에 관한 완성도에 대한 열정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드래곤 길들이기>에서도 놀라움을 보여줬지만, <메가마인드>의 3D 입체영상 역시 대단하다. 특히 하늘을 날며 싸움을 벌이는 대결 장면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메가마인드>는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두 꼬마의 엇갈린 인생에서 시작된다. 한 아이는 부잣집에서 친구들의 사랑을 받으며 히어로로 성장하고, 다른 아이는 그 아이에 밀려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생활을 하다 말 그대로 완벽한 ‘안티’가 된다. 하지만 사람의 본성이란 알 수 없는 법. 처음부터 선한 사람 없고, 처음부터 악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드림웍스 군단은 선과 악에 대한 가치관을 뒤집으며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가 별로 없어 보인다.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도 없는데다가, 악당이 주인공이다. 미국식 농담과 패러디들 역시 어른 취향. 3D 입체영상이 남녀노소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따라가기에는 어른적 센스가 더 어울린다.

● 한마디

패러디와 발상 전환은 이미 드림웍스의 확실한 카드다. 장르를 비틀고 캐릭터를 전복시키는 재미에는 도가 텄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책적으로 3D 입체영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 3D의 완성도에서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히어로영화답게 액션 장면이 많아 입체감이 잘 드러나고, 하늘을 날고 건물을 가로지는 등의 모습도 현란하게 그려진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물리력을 거스르는 앵글 역시 <메가마인드>의 입체감을 잘 살리는 요소 중 하다. 단, 선과 악이라는 나름 철학적인 주제를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웃어줄 지는 의문이다. 농담의 스타일 역시 확실히 어른용이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입담 좋은 캐릭터들이 개성도 뛰어난데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기까지 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은 이제 널리고 널렸다. <메가마인드>도 그 중 하나다. 여기에 <슈렉> 시리즈로 인정받은 패러디 감각을 고명으로 얹었을 뿐이다. 그러나 확실히 마음에 꽂힌다. ‘장화 신은 고양이’를 능가하는 ‘메가마인드’의 그렁그렁한 초록빛 눈망울 때문일지 모른다. 악당 주제에 이렇게 호소력 있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다.
(블로그엔터 송순진 기자)

히어로의 개념 자체를 완전히 무시했다. 그간 수많은 작품들에서 변형된 히어로의 매력을 지켜봐왔지만 <메가마인드>는 분명 또 다른 지점에 있는 신개념 히어로물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지만 결국 ‘영웅’의 길을 걷는 흔한 히어로 영화의 전개 방식을 제대로 비틀었다. 히어로도 하기 싫으면 그만이고, 악당도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히어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영웅 역시 악당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적어도 이 영화만 놓고 보면. 선과 악의 뚜렷한 구분보다 선과 악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란 사실을 인지시킨다. 실제 세상사가 다 그렇지 않은가.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0년 12월 21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