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마틴 프리만)은 꿈 많은 청년이었다. 그는 하루에도 수백 번, 배우로서 성공할 자신의 미래를 그린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지극히 평범한 카톨릭 초등학교 교사. 사립학교 교사가 된 절친 고든 셰익스피어(제이슨 워킨스)나 할리우드로 떠난 애인 제니퍼(애슐리 젠슨)와 비교하면 본인의 처지가 더 처량하다. 삶의 의욕을 잃고 지내던 그의 생활에 변화가 감지 된 건, 교장이 성탄극 감독직을 그에게 맡기면서부터. 그리고 할리우드 제작진들이 공연을 보러 온다는 폴의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마을엔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영화의 원제인 ‘성탄극(Nativity)’은 크리스마스 때 아이들이 하는 공연을 의미한다. 실제로 11살 된 딸이 있는 데비 아이싯 감독은 딸의 성탄극을 보다가 이 영화를 계획했다. 뭔가 대단한 야망을 가지고 영화를 제작했다기보다는, 소박한 아이디어에서 영화를 발전시켰다는 의미다. 눈여겨 볼 점은, 시나리오 없이 진행된 제작 방식이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스타!>는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씬이 구축되고, 기분에 따라 대사가 탄생한 우연의 결과물이다.
그 선택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즉흥성에 기댄 영화인만큼 순간적으로 터지는 웃음은 있다. 연기가 처음인 아이들의 연기가 자연스러운 것도 이러한 환경적 요인 덕분이다. 반대로 영화는 여기저기에서 빈틈을 노출한다. 사건 해결은 너무나 작위적이고, 악인의 개과천선은 뜬금없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영화엔 그 빈틈마저도 천진난만함으로 무마시키는 낙천의 힘이 있다. 특히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대규모 성탄극은 일종의 크리스마스 최면 같다.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주신대~”처럼 은연중에 생각을 세뇌시키는 최면. 의외로 영화의 최면 효과가 상당하다.
2010년 12월 20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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