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울타리를 지키고, 아내와의 소중한 사랑도 지켜야할 절박한 상황이라면 남자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탤런트 전광렬은 지난주 영화 '베사메무쵸'(전윤수 감독-강제규필름 제작) 첫 시사를 아내 박수진씨와 나란히 지켜봤다. 스크린속 아내 이미숙과 안타까운 가족사랑 이야기를 그린 뒤 주변의 평가에 은근히 걱정스러웠던게 사실. 짧지만 이미숙과의 정사장면을 아내와 스크린하는 것도 왠지 쑥쓰러웠다. 그런데 아내가 보여준 의외의 반응에 놀랐다. "숱한 TV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찡한 감동의 연기를 펼쳤다"는 찬사를 받았기 때문인데 그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평소 워낙 눈물이 많은 감수성 탓도 있지만 어느순간 다시 연기에 몰입돼 울고 싶은 그에게 아내의 칭찬이 찡한 느낌으로 시큰하게 와닿았다고 한다. "처음은 늘 어려운 것같아요. 연기할 때는 몰랐는데 시사를 지켜보면서 줄곧 조마조마한 심정이었죠."
그러고 보니 그에겐 '베사메무쵸'가 스크린 데뷔다. 80년 TBC 22기로 방송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연기경력만으론 20년이 넘은 중견이지만 첫 영화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은 신인과 크게 다를게 없다는게 그의 말.
사실 이번 작품은 전광렬이 1년 이상을 고심하다 선택했을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TV 드라마 '허준'과 '청춘의 덫' 이후 10여편의 시나리오가 무더기로 쏟아졌을 때도 '인기에 영합한 배역 보다는 나이와 캐릭터에 가장 적합한 작품을 찾는다'는 선작기준을 고집한 그다. 그런 점에서 '베사메무쵸'는 전광렬이 드라마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절제된 내면의 연기를 가장 잘 드러낸 영화로 꼽힌다.
동갑내기이지만 스크린 대선배인 이미숙의 원숙한 연기력과 멋진 조화를 이루며 "촬영중엔 마치 실제 부부처럼 다정다감해보였다"는 제작진의 설명처럼 그의 연기는 돋보였다.
특히 촬영중 내내 감정조절이 가장 힘들었다고 술회한 것과 달리 진솔함과 따뜻함으로 절박한 심정을 표출해내는 감정이입은 압권. 덕분에 시사후 관객들의 반응도 "20대 중심의 영화가 주류인 요즘 모처럼 가족멜로로 30~40대는 물론 20대까지 흥미를 가질 만한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자료출처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