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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에 크랭크인 한 영화는 올해 11월에야 촬영을 마쳤다. 300일의 촬영일수, 170회차, 그리고 5000여 컷이 증명하듯 <황해>는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다. 김윤석은 “<황해>는 개인적으로 부인을 찾아 한국에 온 연변 남자의 이야기라 말할 수 있다”며 “4D 영화는 아니지만 두 캐릭터의 발 냄새까지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살아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극한으로 몰려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추격자> 이후에 또 다시 세 남자가 힘을 합친 작품이다. 나홍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두 배우가 떠올랐다”며 “둘 다 <추격자>에 이어 <황해>에서도 나오지만 전작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와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전했다. 이어 김윤석은 “<추격자>때도 그랬지만 <황해>에서도 시나리오 단계부터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영화의 시작과 끝을 같이 한 만큼 감독에게 감사하고, 소중한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하정우도 “이번 작품도 힘든 작업이었지만 영화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을 느끼며 10개월의 여정을 버텼다”고 밝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황해>는 10개월의 촬영 기간 동안 모든 배우들과 스탭들이 고생을 많이 한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하정우가 가장 많은 고생을 했다. 김윤석은 “영화 첫 리딩 때 ‘구남이 뛴다, 산을 넘다가 구른다, 바다에 뛰어 든다’ 등과 같은 지문을 보고, 이것을 영상으로 옮긴다는 생각에 계속 웃음이 났다”며 “구남은 몰래 배로 밀항해 한국으로 오는데 비해 면가는 비행기 타고 쉽게 온다. 정말 (하)정우는 나보다 30배는 힘들었을 거다”라고 상대 배우의 웃지 못할 고생담을 들려줬다. 이어 하정우는 “평소 정신적 압박을 받으면 군대 가는 꿈을 꾼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꿈속에서 <황해>가 다시 고사를 지내고 크랭크인 하는 게 나올때 마다 정말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고 덧붙였다.
나홍진 감독은 치열하게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알려져있다. 너무 힘들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은 없었냐는 질문에 김윤석은 “바다에 빠져 수영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애초에 봄에 찍을 계획이었지만 밀리다 보니 겨울에 찍었다”며 “바닷물이 차갑지는 않았지만, 온 힘을 다해 전력으로 수영을 해야 하는 장면이라 연기 후 탈진했다. 근데 그 때 카메라가 돌지 않았다는 말이 들렸다”고 죽을힘을 다해 다시 한 번 연기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하정우 또한 “저체온증에 걸릴 것을 대비해 서로 정보를 공유했다”며 “하필이면 그 때 당시 남해와 서해에 백상아리가 출현했다는 뉴스를 보고 걱정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황해>는 오는 12월 2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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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두 배우가 이렇게 고생을 많이 했는데, 또 나홍진 감독의 러브콜을 받으면 다시 출연할까 몰라!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