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이 끝난 후,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크게 ‘지루했다’와 ‘긴장감이 있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심야의 FM>은 심야 영화음악 방송을 진행하는 DJ 고선영(수애)의 가족이 정체불명의 스토커 청취자 한동수(유지태)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길이 역시, 영화 속 라디오 생방송 시간인 2시간에 맞춰져 있지만, 영화 속 시간과 리얼타임이 같이 진행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초반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들에서 자주 본 비주얼과 설정들이 긴박감을 만들기도 하지만, 중반 이후 디테일이 떨어지는 사건 전개는 영화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유지태의 살인마 연기는 다소 전형적이고, 복잡한 상황에 놓인 수애의 연기는 대체로 만족스럽다. 또, 영화음악 방송이라는 전제답게 다양한 영화가 활용되고 차용되지만 그 역시 크게 새롭지는 않다.
<심야의 FM>은 스릴러라는 장르적인 특성에 잘 맞춰진 영화답게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또한 유지태가 연기한 한동수 캐릭터는 단순한 미치광이 살인마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의식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하지만 주인공을 포함한 주변 캐릭터 설정이나 사건의 디테일, 이야기의 밀도 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 한마디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 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라는 설정 자체는 흥미롭다. 초반에 긴장감 있게 전개되던 이야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설득력을 잃고, 사건의 해결점 역시 명료하지 않다.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심야의 영화음악방송이나 옛날 영화에 대한 추억들이 새로운 재미를 줄 수도 있겠지만, 그 영화들을 활용하는 방식은 그다지 세련되지 못했다.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가 떠오르는 몇몇 장면이 눈에 띄고, <페닉룸>의 기본 컨셉이 오버랩 되지만, 전반적으로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유지태와 수애의 연기는 모두 괜찮은 편이지만, 수애 쪽으로 조금 더 기운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심야의 FM>은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벌어지는 살인을 막아야 한다는 ‘훌륭한’ 설정만으로 긴박감과 호기심을 전한다. 라디오 DJ인 수애가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유지태를 어떻게 막을지 궁금증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의 흥미는 딱 여기까지다. ‘방송과 현실’을 구분 짓지 못한다는 설정은 그럴싸했지만 2시간 동안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극을 이끌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공감대 형성을 하지 못한 수애와 유지태의 대결은 쉽게 질린다. 그 와중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볼 만하다. 수애는 매력적인 중저음을 마음껏 발산했고, 싱글맘으로서 감정 표현도 괜찮았다.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 변해가는 과정도 안정적이다. 유지태 역시 섬뜩한 모습을 얼굴에 잘 실어냈다. 또 최송현의 등장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전작들에선 다소 부족한 듯 보였지만 이번에는 제법 배우의 향기를 냈다. 스토리 부족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시작은 매끈한 스릴러다. 평화로운 라디오 생방송에 연쇄 살인범이 개입하는 과정은 꽤 흥미롭다. 다른 영화를 인용한 일련의 게임도 재치가 넘친다. 그러나 납치사건이 일단락되는 중반 이후 긴장감은 힘을 잃는다. 우연이라 하기에 민폐스러운 상황의 연속은 피곤하게 느껴질 정도. 마지막을 좀 더 간결하게 쳐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0월 7일 목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