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팀 ‘해적팀’의 리더인 루크(릭 말람브리)는 경쟁팀인 ‘사무라이팀’을 한 번에 제압하는 뉴욕대 공대생 무스(아담 G. 세반니)를 보고 바로 자신의 팀으로 영입한다. 공부를 하려던 무스는 춤에 대한 끼와 열정을 참지 못하고 팀에 합류하고, 최고의 댄스 배틀인 ‘월드 잼’ 준비를 시작한다. 한편 루크는 클럽에서 나탈리(샤니 빈슨)를 보고 자신의 아지트로 데려와 ‘해적팀’이 될 것을 권한다. 기존의 팀과 새로운 멤버의 보강으로 경쟁팀인 ‘사무라이팀’에 맞설 실력을 갖춘 루크의 팀. 하지만 루크는 팀의 아지트가 경매로 넘어가게 되고, 나탈리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월드 잼’에서 꼭 우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스텝업 3D>는 <스텝업> <스텝업 2: 더 스트리트>에 이어지는 세 번째 시리즈다. 하지만 감독과 배우, 제목은 이어지지만 내용 자체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번에 개봉하는 <스텝업 3D>는 스트리트 댄스 팀의 댄스 배틀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야기 자체는 얼마 전에 개봉한 <스트리트 댄스>와 흡사하다. 두 팀의 댄스 배틀 경쟁구도도 그렇고, 그 안을 오가는 인물들의 사랑과 배신 등도 유사하다. 어쩌면 댄스 영화가 취할 수 있는 소재가 그만큼 한정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스텝업 3D>는 이야기의 한계를 3D 입체영상을 강조한 퍼포먼스를 통해 뛰어넘으려고 한다.
<스텝업 3D>의 입체영상은 완성도가 뛰어나다. 다른 영화들이 단순히 화려한 퍼포먼스를 입체적으로 보이는 것에 치중했다면, <스텝업 3D>는 공간감 자체를 만들어낸다. 특히 다양한 아이디어로 입체영상의 포인트를 잘 살리고 있다. 영화 도입부에 무스가 공원에서 춤을 추면서 하늘로 풍선을 날려 보내는 장면부터, 각 스테이지마다 공간감을 살리는 요소가 두드러진다. 물이나 파우더, 조명이나 네온 등이 그렇고, ‘월드 잼’을 알리는 3D 자막도 인상적이다. 바닥에 물이 고인 무대에서 춤을 추며 사방으로 물을 튀게 한다거나 빈 공간을 파우더로 채우면서 춤을 추고, 현란한 조명이나 몸에 붙은 네온 장식으로 입체감과 공간감을 극대화한다. 단순히 퍼포먼스에서 오는 쾌감은 물론이고 각 춤마다 특징을 부여해 입체 퍼포먼스의 집중도를 높였다.
단순한 아이디어뿐이 아니다. 감독은 크레인과 지미집 등의 장비를 이용해 퍼포먼스의 역동감을 잘 살렸다. 기존의 입체영화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장면이나 갑자기 화면 밖으로 물건이 쏟아지는 장면 등을 억지로 넣어 의도적으로 입체감을 부여했다면, <스텝업 3D>는 정적인 장면에서도 소품의 배치나 공간 구성 등을 통해 다양한 입체감을 만든다. 인물이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도 난간이나 건물이 많은 거리 등 거리감과 원근감을 줄 수 있는 곳을 택했다. 덕분에 퍼포먼스 장면이 아닌 일상적인 장면에서도 높은 뎁스의 입체감을 느낄 수가 있다.
<스텝업 3D>의 이야기는 아쉽다. 역경을 딛고 댄스 배틀에 나가 승리를 하고 사랑도 쟁취한다는 기본 뼈대를 만들어놓고 그 안에 각 인물들의 우정과 사랑, 배신과 화해를 흔한 방식으로 버무렸다. 하지만 <스텝업 3D>는 3D 입체영화의 높은 완성도와 250명이 넘는 전문 댄서들이 동원된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작품성에 7점을 준 이유도 이러한 3D의 기술적인 완성도 때문이다. 관객을 향해 뭔가가 튀어나오는 의도적인 장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2010년 8월 2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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