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인대회는 세간의 관심을 끈다.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뽑는 이 자리에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모이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미녀들의 전쟁>에 등장하는 미인대회는 조금 다르다. 극중 대회에 참가하는 미인들은 두 마을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자존심을 위해 자신들의 마을 대표 미녀의 우승을 간절히 바란다. 22년 동안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자무쉬’ 마을. 관광수입이 제로인 ‘자무쉬’ 마을이 이름부터 막강해 보이는 ‘슈퍼 자무쉬’ 마을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최후의 방법으로 마을은 프랭크를 트레이너로 영입한다. 그러나 고작 몇 편의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한 게 고작인 그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게다가 미인이라고 믿고 싶지만 몸과 마음이 거부하는 5명의 여자들은 암울하기만 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라고 했던가. 영화는 가진 건 입심밖에 없는 프랭크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그는 5명으로 구성된 미인대회 후보들과 함께 산 능선을 오르며 체력을 키우고, 시청 강당에서 워킹 연습을 한다. 뿐만 아니라 의상은 예전 꿈이 의상 디자이너였던 첫사랑 쎄실(올리비아 보나미)에게, 헤어스타일은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이발사에게 부탁한다. 이처럼 전력상으로 절대 이길 수 없는 ‘자무쉬’ 마을의 미녀(?)들과 프랭크의 노력은 그 자체가 코미디다. 또한 프랭크와 그의 첫사랑 쎄실과의 러브라인이 더해지며 또 다른 재미도 유발한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마이 베스트 프렌드> 등 멜로와 코미디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연출한 파트리스 르꽁트는 남녀노소가 쉽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렸다. 프랭크 역의 브누와 뽀엘부르드의 몸개그와 촌스럽지만 순수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만해도 유쾌하다. 누구나 예측 가능한 해피앤딩만 제외하면 코미디 영화로는 부족함 없는 작품이다.
2010년 6월 21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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