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닌(세실 드 프랑스)은 좋은 남자에게 시집을 가라고 달달 볶는 엄마의 잔소리에 못 이겨 수녀가 되기로 결심, 수녀원에 들어간다. 가끔씩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불렀던 자닌은 너무나 고요한 수녀원 삶의 무료함을 음악으로 푼다. 그러던 어느날 동료 수녀들과 함께 신과 음악을 찬양하는 ‘도미니크’라는 음악을 만들게 된다. 이후 이 노래가 방송국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자닌은 음반까지 낸다. ‘시스터 스마일’이라는 익명으로 출시한 음반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그녀의 인기는 치솟는다. 점차 바깥세상에 심취한 그녀는 이윽고 수녀원을 나와 자신의 본명인 자닌 데케르로 노래를 부르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녀의 변한 모습을 반기지 않는다.
요즘 20대에게는 생소한 서수남, 하청일의 ‘방글방글 웃어보아요’의 원곡 ‘도미니크’를 부른 자닌 데케르. <시스터 스마일>은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유스러운 삶을 원했던 어린 시절부터 모든 행복을 뒤로 하고 세상을 떠나는 불행한 말년까지, 그녀의 삶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도미니크’라는 노래처럼 리드미컬하게 전개된다. 영화의 초반은 수녀원에 들어가 음악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때까지를 극적 재미와 유쾌한 분위기로 그려낸다. 당시 ‘도미니크’가 담긴 앨범은 비틀즈와 앨비스 프레슬리의 앨범 판매량을 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영화는 그러한 자닌의 삶을 노래하는 장면과 뜨거운 취재 열기 장면으로 흥겹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닌의 삶처럼 후반부로 갈수록 리드미컬한 맛이 떨어진다. 자닌은 수녀원을 나오면서 ‘도미니크’로 벌어들인 수입을 한 푼도 챙기지 못하고, 후속곡인 ‘금빛알약’은 피임을 예찬하는 노래라는 이유로 종교인들과 팬들의 미움을 산다. 점점 불후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단조 음악을 연신 듣는 것처럼 우울하다. 또한 감독은 그녀를 통해 사회적으로 억압받았던 1960년대 여성의 모습도 드러내려 했지만, 그녀의 리얼리틱한 삶을 그려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그나마 <스패니쉬 아파트먼트> <사랑은 타이밍>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세실 드 프랑스의 연기는 기억에 남는다.
2010년 4월 27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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