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부동산 중개 회사에서 일하는 피터(폴 러드)는 연인인 주이(라시다 존스)에게 멋진 프로프즈를 하고 승낙을 받아 멋진 결혼식을 꿈꾼다. 하지만 피터는 결혼식에 들러리로 참석해 줄 마땅한 절친 남자 친구가 없다. 결국 피터는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하고 인터넷까지 뒤지며 남자 친구를 찾아 나서지만 마음에 드는 친구를 못 구해 낙담하고 있는데, 우연히 오픈 하우스에 온 시드니(제이슨 시걸)와 코드가 맞다고 느끼고 친분을 쌓아간다.

보기 드물게 ‘맨 데이트(Man Date, 남자들 사이의 만남)’를 다루고 있는 <알러뷰 맨>은 남자들 사이의 교제 역시 이성간의 교제만큼이나 많은 정서적 교류와 우여곡절이 들어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의 전반부 30여분간 피터가 남자들을 만나는 과정은 힘겹기만 하다. 잘 맞는다 싶었더니 종국에는 진한 키스를 퍼붓는 남자도 있고. 사진과 달리 실제와는 너무 다른 외모 때문에 당혹스러운 남자도 있다.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쓰여진 것처럼 남자들은 늘 자기들만의 ‘동굴’로 들어가고 싶어한다지만, 그 동굴들의 모습 역시 제각각이기만 하다. 영화는 그렇게 남자 그룹들의 주변을 맴돌던 피터가 같이 ‘동굴’을 공유할 친구를 만나고 사귀는 것을 주요 테마로 삼는다. 너무나 ‘범생’인 피터에게 시드니는 당혹스러울 때도 있는 친구지만, 마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보는 듯한 매력을 지닌 친구다.

사실 이 영화에서 시드니는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온통 남자들이 열광할 요소들 - 록 기타, 러시의 포스터, 고급 스테레오, 여러 대의 TV,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공간 -로 가득찬 시드니의 집은 매력적이지만, 영화 속에서 그의 가족이나 실생활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알러뷰 맨>은 그 문제를 살짝 덮고 피터와 시드니의 흥겹고 코믹한 절친되기 과정을 뒤쫓는다. 나이 먹어 만난 친구라고 보기에는 무척이나 순수하고 흥겨운 이 둘의 신나는 여정과 대화들은 어느덧 성인이 되어 마음을 나눌 ‘진짜’ 친구들이 그리워진 남자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준다. <미트 페어렌츠>의 각본을 쓰고 <폴리와 함께>를 연출하며 미국 백인 중산층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 존 햄버그 감독이 연출하고 자연스러운 유머에 재능이 있는 배우들인 폴 러드와 제이슨 시걸이 새롭게 우정을 키워나가는 친구들을 연기한다. 국내에는 극장 개봉 없이 DVD로 출시되었으나 북미에서는 외로운 남자들의 마음을 많이 얻은 듯 7000만불 이상의 좋은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다.

낙천적이고 밝은 영화의 분위기처럼 <알러뷰맨> DVD의 영상 분위기 역시 밝고 시원하다. 캘리포니아의 쾌청한 날씨가 느껴진다. 러쉬의 공연 장면에서 강한 임팩트를 선보이는 돌비 디지털 5.1 채널 지원의 음향 퀄리티 역시 우수하다. 1디스크 짜리 타이틀로서 서플먼트 역시 풍성한데, 마치 오래된 친구들처럼 수다를 떠는 감독과 두 주연 배우의 음성 해설은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자기들끼리의 농담이 많아서 반드시 필견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 보다는 영화 속의 거친(?) 구토 장면의 촬영 과정을 비롯해 영화의 주요 촬영 장면을 흥겹게 담고 있는 <The Making of I Love You, Man>(17:29)을 비롯한 부가 영상들이 볼만한데, <아이언맨>의 감독이기도 한 존 파브로를 비롯한 코미디언 출신 배우들이 시도한 애드립을 모아 놓은 <EXTRAS>(22:33)는 마치 배우들의 재치 경연장같이 느껴진다. 그 외에도 본편의 장면보다 한층 신랄한 농담들이 담긴 장면들과 러시의 공연 장면이 더욱 길게 묘사된 6개의 장면들을 볼 수 있는 <Extended Scenes>(12:45),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 때문에 삭제되었지만 각각의 장면으로는 흥미로운 <Deleted Scenes>(03:20), 촬영장에서의 장난스러운 모습들을 모아놓은 <Gag Reel>(11:26) 등 시종일관 유쾌한 본편과 유사한 분위기의 서플먼트들이 디스크를 가득 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