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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안나 윈투어는 샤넬을 입는다
셉템버 이슈 | 2010년 1월 25일 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어떤 인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그 사람의 지명도와 세간의 관심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런 차원에서 패션잡지 ‘보그’의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의 이야기는 그것 자체로 영향력이 크다. 세계 패션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 잡지 ‘보그’는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지, 패션계의 가장 중요한 9월호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우여곡절을 겪는지 등이 <셉템버 이슈>에 흥미롭게 담겨 있다.

20년간 미국 ‘보그’의 편집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나 윈투어. 천재적인 감각과 과감한 결단력, 칼 같은 일 처리로 ‘보그’를 패션 바이블로 올려놓았다. 기존의 디자이너들은 물론, 신인 디자이너 발굴에서도 탁월하고,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 작업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단호하게 빼 버리는 등 냉정한 일처리가 특징이다. 그녀와 함께 작업한 모든 이들은 그녀를 숭배하고 그녀의 결정에 따른다. 직설적인 말과 확고한 태도는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틀리지 않기에 누구 하나 그녀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런 ‘보그’가 9월호 제작에 들어간다. 패션계에서 가장 중요한 9월호, 온갖 이슈 기사로 8개월간 제작된 ‘보그’ 9월호는 무게만 2kg, 840페이지, 1,300만부의 판매로 또 다시 기록을 세웠다.

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잡지 ‘보그’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 정도로 패션계에서 ‘보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하나의 잡지가 여러 브랜드와 디자이너들, 패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은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영향이 컸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던 그녀는 항상 샤넬 선글라스, 마놀로 브라닉 슈즈 스타일로 넘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독설과 단호함으로 얼음 여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천부적인 감각과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으로 패션계의 교황으로도 통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볼 때, 많은 사람들은 실제 ‘보그’ 편집장이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것처럼 독한 사람인지 궁금해 했다. 말도 안 되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카리스마는 넘치다 못해 흘러 넘쳐 범접하기도 힘들다. 이런 모습은 실제 안나 윈투어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본인이 직접 말한 것처럼 자신의 아이에게만 약한 그녀는 그 외의 모든 일에 자신감과 확신이 가득하다. 좋은 잡지를 만들겠다는 명확한 의지가 있으며, 한 번 지나간 일은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영화 속 캐릭터와 같은 ‘악마’는 아니다. 확실하게 자신의 판단을 밀고 나가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삐뚤어짐은 없다. 다정다감하게 사교에 신경 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필요한 인맥과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애정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셉템버 이슈>가 흥미로운 것은 안나 윈투어뿐 아니라 패션잡지 ‘보그’의 제작과정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8개월 전부터 기획이 시작되고, 컨셉이 정해지면 의상을 조달받고, 모델을 정하고, 사진작가와 장소를 섭외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표지를 정하고, 메인 특집을 정하고 진행하지만, 마감 직전이라도 안나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면 수정되거나 페이지가 없어지기도 한다. 치열한 ‘보그’의 제작과정과 함께 시에나 밀러를 비롯한 많은 모델들과 스타 디자이너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재미다. 특히 안나 윈투어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이스 코딩턴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보그의 또 다른 전설인 그녀는 ‘보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온 천재적인 스타일리스트다.

<셉템버 이슈>는 패션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잡지를 만드는 일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은 이들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질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패션을 전혀 몰라도, ‘보그’를 넘겨본 적이 없어도, ‘보그’의 편집장이 누군지, 잡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심이 없어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안나 윈투어라는 인물을 지켜보는 것 자체로 90분은 흥미진진하다. 2004년 세계 여성 파워 톱 10에 오르고, 연봉 40억을 받는 등의 겉으로 드러나는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모습과 함께, 딸과 시간을 보내는 인간적인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더욱 새롭다.

2010년 1월 25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패션, ‘보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환장한다면
-‘보그’는 편집장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천재들
-프레임 안과 밖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다큐멘터리의 자유로움
-패션도 관심 없고, ‘보그’도 관심 없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보다 인간적이고, 독하지도 않잖아?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한 사람을 알기란 쉽지 않은 일
19 )
egg0930
보고싶어요   
2010-01-27 15:16
boari
아..다양한 천재들이란 말에 그 다양한 천재들에게 더 흥미가 가네요~   
2010-01-26 18:29
nada356
기대되네요!   
2010-01-26 16:41
pretto
대다하신분ㅋㅋ 악마는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이라던데   
2010-01-26 13:02
gaeddorai
별 관심이 없네요   
2010-01-26 10:56
sdwsds
보고 싶어지네요.   
2010-01-26 10:38
mooncos
저는 불가쪽에 가까운데요??ㅋㅋ   
2010-01-26 00:12
ehgmlrj
글쎄요.. 그냥 그럴듯..!! ㅎ   
2010-01-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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