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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모로 가도 잘 생기고 볼 일
S러버 | 2009년 9월 15일 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요즘은 드러내놓고 성을 말하는 시대다. 방송이나 인터넷 등에서도 자연스럽게 성생활에 대한 얘기들이 오가며 저급하지 않게 성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있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S러버>도 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적극적인 활용법(?)으로 관심을 끈다. 게다가 애쉬튼 커쳐가 전라로 연기를 했다니 뭇 여성들 가슴이 콩닥거릴 만도 하다. 다양한 체위는 물론이고 성 자체가 소재로 쓰인다니 이거야 원 안 볼래야 궁금해서 안 볼 수가 없다.

집도 절도 차도 없는 무일푼의 니키(애쉬튼 커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LA의 상위 1%의 남자다. 잘 생긴 외모와 멀쩡한 허우대로 클럽을 돌아다니며 여자들을 꼬셔 등쳐먹고 사는 것에 도가 텄다. 어느 날 그의 레이더에 걸려든 사만다(앤 헤이시)는 미모와 지성, 재력까지 겸비하고 LA 최고급 펜트하우스에 사는 변호사. 둘은 첫날부터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동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니키의 바람기는 쉴 새가 없다. 사만다가 출장을 간 사이 사람들을 불러 파티를 여는가 하면, 매력적인 웨이트리스 헤더(마가리타 레비에바)를 유혹하기도 한다. 결국 사만다와 동거를 끝내고 다시 거리로 나온 니키는, 헤더와 우정을 나누다 사랑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헤더는 사랑보다는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돈을 택한다.

<S러버>는 5분 안에 모든 여자를 꼬실 수 있는 천하의 난봉꾼이 진정한 사랑에 눈뜬다는 흔하디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과정에 진실성이 흐릿하고,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도 충동적이다. 오로지 돈 때문에 사만다와 동거했던 니키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더와 만나지만, 헤더 역시 돈을 쫓아 남자를 만나는 비슷한 처지였던 것. 비슷한 성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두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지만, 결국 헤더는 돈을 택하고 니키는 상처를 받는다. 섹스와 돈이 사랑의 모든 것이었던 니키가 개과천선하는 듯도 보이지만, 헤더를 향한 니키의 사랑 역시도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를 꼬셔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했으니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기에 불손한 감이 있다.

영화는 한 인간의 진정한 사랑이라는 거국적인 주제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LA 클럽에서의 광란의 파티, 그들의 성생활, 섹스와 돈에 사랑이 잠식된 현실을 그리는 데에 더 치중한다. 실제로 배우와 감독은 LA의 향락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그것을 영화 속에 녹이기도 했다고. <S러버>는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그런 현실을 강조하기 위한 강한 정사장면과 노출도 함께 이슈가 됐다. 최초로 성인 연기를 선보인 애쉬튼 커쳐는 8가지 독특한 체위와 테이블, 의자, 수영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곶은’ 정신으로 발그레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실 애쉬튼 커쳐는 그 동안 <내 차 봤냐?>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게스 후?>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등의 영화에서 귀엽다 못해 뭔가 부족해 보이는 역할을 주로 해왔지만, <S러버>에서는 완벽한 어덜트 배우의 진가를 발휘한다. 직접 제작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감하고 파격적인 정사 장면은 그가 더 이상 어리바리한 꼬맹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출연 전 연상 부인 데미무어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하니, 아직 꼬마 신랑 냄새가 나긴 한다. 그래도 배우로서는 연기의 폭을 넓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키덜트에서 어덜트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어찌됐던 이 영화는 ‘카마수트라’가 아니다. 정사 장면을 보여주고 엉덩이와 가슴을 보여주고, 여자를 꼬시기 위한 다양한 멘트들을 소개하는 것만이 이 영화의 역할이 아니다. 물론 유익한 작업 코드가 담겨 있긴 하다. 여자에게 다가갈 때 해야 하는 말과 적절한 타이밍의 대처법, 상대의 애간장을 녹이는 전화 통화법, 꽃 전달이나 요리에서의 요령, 표정과 반응 등 전도유망한 난봉꾼이 되기 위한 기본 스킬은 죄다 공개한다. 비록 이것이 실제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영화 속에서는 이런 코드들 때문에 재미를 느낄 수는 있다.

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과감한 표현을 보여준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정작 영화가 하려는 얘기다. 도대체, 얼굴만 잘 생기면 모든 것이 다 된다는 이런 불공평하고, 불합리하고, 비윤리적이고, 부당하고, 억울하고, 섭섭한 진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어쩔 수 없어 이게 세상의 이치야”라는 모 개그우먼의 말은 진짜 진리였나? 마지막에 모든 여자로부터 버림받고 평범한 LA 시민이 된 모습에서는 쾌감이나 교훈을 느끼라는 건가? 이 모든 것은 <S러버>의 애매모하한 방향성이다. 성에 대한 솔직한 코드를 심었다면 이야기도 알차게 진심을 담아 납득이 갈 감정 변화와 수긍 가는 캐릭터를 설정했어야 했다.

<S러버>는 눈요기를 하기에는 매우 적합한 영화다. 남녀를 막론하고 시원하게 벗어주시니 자연인으로 돌아간 느낌이고, 사랑보다는 섹스와 돈 등 속물적이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도 들려준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영화가 어떤 교훈을 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좋지 않은 가치관을 심어주고 애매모호하게 끝내 버리는 것은 너무 우유부단하지 않나?(부러워서 하는 소리냐고? 아니라곤 말 못한다) 데이빗 맥킨지 감독, 난봉꾼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난다는 구태의연한 결말이 싫었다면 좀 더 참신하게 마무리를 지었어야지. 아니면 아예 속물적인 세계관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거나.

2009년 9월 15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애쉬튼 커쳐가 보여주는 다양한 장소에서의 다양한 체위
-외로우십니까? <S러버>만 따라하면 2주 안에 여자 꼬실 수 있다
-사랑과 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어허 내숭 떨지 말라니까
-현실은 어떤지 몰라도 한량 영화가 좋은 사람들
-잘 생기고, 말빨 좋고, 잘하는(응?) 남자가 세상을 지배하겠구려
-여자는 돈! 남자는 얼굴! 어쩔 수 없어 이게 세상의 이치야???
-뭐지 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열등감은?
-여자 등쳐먹으면서 잘 나가던 남자가 마음 고쳐먹고 건실한 청년이 되었다.. 근데 뭘 어쩌라는?
16 )
ehgmlrj
예고편 보니.. 내용은 뻔할듯..;;   
2009-09-16 20:19
bjmaximus
애쉬튼 커쳐,별매력 없다고 생각함.   
2009-09-16 10:11
cya06707
씁쓸~~   
2009-09-16 09:40
ooyyrr1004
ㅁ이런 이런   
2009-09-16 08:31
kwyok11
여자는 돈 남자는 얼굴?   
2009-09-16 07:52
wnsdl3
기대되네요~!   
2009-09-16 00:37
mooncos
애쉬튼커처,내차봤냐에서의 어정쩡한 모습이 좋았는데.   
2009-09-16 00:18
gaeddorai
아,조금은 씁쓸하네요   
2009-09-1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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