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스타뎀 아저씨... 올 한해 꽤 잘하셨다 했는데... <뱅크잡>도 좋았고 <데쓰 레이스>도 좋았는데... <트랜스포터:라스트미션>으로 참 슬프게 종지부를 찍으셨구나... 아... 뤽 베송 아저씨... 진짜 이러실 거예요..?...
스토리는 간단하다. 어떤 위험한 상황에서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의뢰받은 물건을 안전하게 배달하는 프로페셔널 ‘트랜스포터’ 프랭크 마틴(제이슨 스타뎀). 아우디 A8을 타고, 작업복으로 블랙 수트를 걸치고, 이번에도 본의 아니게 위험한 물건을 배달하게 된다. 하지만 손목에는 기깔 좋은 팔찌처럼 보이는 폭탄이 채워져 있고 이것은 자동차에서 10m 이상 떨어지게 되면 폭발을 한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무조건 자동차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야 하는 기구한 인생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정체가 모호한 여자, 발렌티나(나탈리아 루다코바)가 똑같은 팔찌를 차고 동승한다. 뭔지는 몰라도 이 여자도 나쁜 놈들에게 중요한 존재인거 같고, 뭔지는 몰라도 자신에게 일을 맡긴 놈들은 자꾸만 약속을 어겨서 마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뿐이고. 결국은 마틴 자신도,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결국 눈이 맞은 여자를 지키기 위해 일의 수칙을 깨버리고 고군분투한다.
‘익스트림 액션 블록버스터’ 라고 장르가 명명 되어진 영화의 소재로서 폭탄이 장착된 팔찌와 자동차. 여기에 정체불명의 여인.. 여러모로 나쁘지 않다. 그리고 동양 무술이 접목된 제이슨 스타뎀의, 셔츠와 타이로 적을 제압하는 기발하고 거침없는 액션신은 여타의 장비를 쓰지 않고도 꽤 훌륭한 비주얼을 만들며 액션배우로서 그의 진가를 알기에 충분했다.(물론 심하게 허스키한 목소리가 간혹 마음에 걸리기도 하지만...) 또한 <데쓰 레이서>에서 보여주었던 발군의 운전 실력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저 사람이랑 차를 타면 아무리 급박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는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몇 몇의 괜찮음 속에서도 전체적인 스토리가 번져 나가는 형식은 그리 매끄럽지 못하고, 그로인해 영화에 몰입을 방해한다. 또한 마틴과 러브모드를 형성하는 여자 발렌티나의 캐릭터는 참 보기 드물게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참... 근래 본 영화의 여성 캐릭터 중 좀처럼 행동이 이해하기 힘들고 매력 없는 캐릭터로 그려졌다.(뉴욕 거리를 걷다 뤽 베송의 눈에 띄어 이번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는데... 연기 연습을 좀 더 하셔야 할 듯..) 또한 예전 초창기 스티븐 시걸의 모습을 보는 듯 언제 어디서나 너무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하고, 좀 힘들 것 같은 상황에서도 너무나 유유히 모든 일을 해결하는 마틴의 모습은 너무나 완벽해 다소의 인간적임과 거리를 둔다.
세계적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뤽 베송이 직접 각본과 제작을 맡고, 신예 올리베에 메가턴이 연출을 맡은 <트랜스포터:라스트미션>은 세계적 무술 감독 원규의 지원 아래 거침없는 액션 신을 선보이는 영화가 되었지만,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으면 아무리 액션이 화려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여기에 뚜렷하지 않은 캐릭터들의 존재는 영화를 향한 관객의 감정이입을 다소 불편하게 한다. ‘트랜스포터’에 붙은 부재가 ‘라스트미션’이니 이것이 시리즈의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은 들지만, 혹시나 다음 편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부분에 좀 더 신중하길 바란다. 요즘 관객들의 영민함을 진정 알고 있다면 말이다.
2008년 12월 31일 수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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