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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열정을 가둔 아름다운 여인의 슬픈 비화.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 2008년 10월 16일 목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시대를 막론하고 남자 잘 만나 팔자 고친 여자들의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스캔들은 당사자들의 심경과는 상관없이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에서 찬란하게도, 혹은 비루하게도 보이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 그리고 주변의 눈은 진실한 사랑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시대의 통념에서 얼마나 벗어났느냐에 따라, 그로인해 얼마나 많은 부를 거머쥐고 신분상승을 통해 화려해지느냐에 따라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을 만큼의 복 많은 년으로 취급되며 시기와 질투,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17살의 조지아나(키이라 나이틀리)도 그랬다. 18세기 영국 최고의 권력과 부를 가진 데본셔 공작(랄프 파인즈)과의 결혼은 그녀에게 더할 나위 없는 신분 상승과 부. 거기에 정치에 까지 눈을 뜨게 하는 안목을 안겨주며, 화려한 사교계에 발 디딜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물질적인 것만 들여다보는 세간의 부러움과 달리 사랑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열정 앞에서 행복하지 못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남편이란 작자의 여성 편력은 그녀의 마음을 궁지로 몰았고, 오직 아들만을 바라고 이루어지는 동침은 허울뿐인 결혼에 가장 아픈 치부였다. 시대의 패션 아이콘. 아름다운 미모와 영향력 있는 발언으로 만화가 파파라치들의 영 순위 존재였던 조지아나. 전 영국이 그녀를 사랑했지만 남편 데본셔 공작만큼은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는 소신 있는 단독 행보로 그녀에게 무관심하고, 조지아나의 유일한 친구 베스(헤일리 엣웰)에게 까지 손을 뻗음으로서 자신의 행보에 정점을 찍는다.

조지아나는 무관심과 구속 앞에 방황한다. 딸을 둘이나 낳고 남편과 하녀 사이에 태어난 아이까지 거두며 착한 심성으로 살았지만, 싱싱한 육체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솔직하고 싶었던 그녀의 열정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 이것은 자신의 열정을 닮은 젊은 정치가 찰스 그레이(도미닉 쿠퍼)와의 사랑으로 이어지고 간절한 그들의 사랑은 부적절한 관계라는 이름아래 소진된다. 그녀가 최고이기에 시선과 행동은 자유롭지 못하고, 자신이 원인을 제공했음에는 아랑곳 않는 껍데기뿐인 남편에게는 아들 못 낳아 가문의 대를 망치는 죄인에 바람까지 난 아내로 치부된다. 여기에 조지아나의 어머니(샬롯 램플링) 역시 자식의 아픔보다는 세간의 눈에 더 집중하는 여인으로 딸을 통해 이루었던 신분상승과 부, 지위를 지켜내려 하며 공작부인다운 정숙을 요구한다.

<공작부인>은 사랑이 빠져버린 한 여자의 삶을 비춘다. 그것은 치명적인 욕망을 선택하게 하는 동기이기 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테두리 안에서 어느 것도 자유롭지 못한 여인을 부각시키는 도구로 사용된다. 그녀의 행보를 통해 가부장적인 귀족 가문의 모습과 화려하지만 남자들에게 억압되었던 여인들의 모습을 비추고, 시대가 변해도 자신의 욕구 보다는 모성애 앞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어머니라는 존재를 보편적이다 못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감정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인물에 대한 우상화와 모든 것을 포기 하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포기 되지 못하는 인간 내면의 외로움을 각기 다른 불안정함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욕망의 화려한 분출 보다는 인물의 내면에 집중한 사울 딥 감독의 연출아래, 조지아나로 분한 키이라 나이틀리의 열정적인 화려함은 스크린 안에 유감없이 발산된다. 또한 계속적으로 이어오던 아내에 대한 무관심대신, 마지막에 가서야 관심인 듯 표출하는 단 한 장면으로 인해 ‘저 마음도 사랑이지 않을까?’ 하는 순간적인 마음을 갖게 만드는 랄프 파인즈의 눈빛은 차가움 안에 극도로 절제된 감정을 담는다.

<공작부인>은 제목이 암시하듯 세상이 부르는 이름 앞에 자신의 이름을 포기한 여인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리고 아름답고 화려하게 웃던 여인이 고통을 감춘 강인함으로 웃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에는 쓸쓸함이 번진다. 이것은 마치 시대와 상관없는 여인의 숙명처럼 존재하며, 자신의 이름에 섞인 열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모든 시대 여인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2008년 10월 16일 목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시대의 화려한 볼거리에 눈이 풍성해 진다.
-키이라 나이틀리의 아름다움은 충만하구나.
-남 얘기 같지 않다
-욕망의 수위가 그리 높지 않다. 야한 거 기대하지 말라고요~~
-아이와 모성애.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모든 것인지도.
8 )
kisemo
 
  잘 읽었습니다^^
  
2010-05-05 14:41
ejin4rang
슬프다   
2008-12-02 15:25
remon2053
괜찮을것같아요   
2008-10-28 15:47
ldk209
거의 마지막까지는 별 네개... 결말에서 마이너스 한 개...   
2008-10-24 22:46
mvgirl
키이라 나이틀리의 슬픔을 간직한 우아한 공작 부인의 모습, 인상적이었습니다   
2008-10-18 18:59
podosodaz
보고 싶네요~   
2008-10-17 13:55
ldk209
키이라 나이틀리 나오는 영화는 기본은 하니깐...   
2008-10-16 17:11
bjmaximus
야한 거 기대하는 사람도 있나?   
2008-10-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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