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외곽의 나무 농장에서 살아가던 세 마리의 다람쥐가 트리로 제작되기 위해 벌목된 나무에 올라탄 덕분에 도시로 오게 됐다는 이야기로부터 <앨빈과 슈퍼밴드>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은 인기 없는 작곡가 데이브(제이슨 리)를 만나 노래하는 다람쥐의 믿을 수 없는 끼를 발휘하게 된다.
다소 황당무계하고 조악한 이야기의 빈틈을 메우는 건 제목 그대로 <앨빈과 슈퍼밴드>다. 말하고 노래까지 하는 다람쥐들의 신묘한 능력 이전에 한 마리 잡아다 키우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은 다람쥐 세 마리의 매력이 영화적 매력으로 작동한다. 더욱이 외모부터 개성까지 각기 다른 이 세 다람쥐 캐릭터들은 시종일관 소란스러운 에피소드를 생산하고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무대를 연출한다.
물론 도식적으로 느껴질 만큼 단출하게 흘러가는 서사적 흐름이 거슬리기도 하고, 다람쥐 삼총사보다도 실존하는 인간 캐릭터들이 와 닿지 않을 정도로 매력이 떨어진다는 건 <앨빈과 슈퍼밴드>의 명백한 매력적 공백이겠지만 단순 명료한 캐릭터의 매력 자체가 영화의 매력으로 상승된다는 것 그 자체만을 즐길 수 있다면 <앨빈과 슈퍼밴드>로부터 적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법하다. 결국 캐릭터의 존재감 자체로 시작했던 기획 영화로서의 의도 하나로 확실한 성공을 거둔 셈이다. 혹은 연말 시즌 가족을 위한 스크린 맞춤형 서비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법하다.
2007년 12월 10일 월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