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제 성격을 다 드러내지 못한 초겨울 섣부른 냉기를 녹이듯 햇살이 가득하던 11월28일, 전지현이 황정민과 함께 하늘을 날았다. 어떻게? 와이어를 타고. 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을 위해서. 경기도 파주의 야외 세트장에서 펼쳐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촬영 공개 현장을 전한다.
전지현과 황정민, 마치 캐스팅만으로도 묘한 궁합을 예감하게 하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크랭크 인 이후 한 달여 만에 절반 분량의 촬영을 소화했을 정도로 정윤철 감독의 통솔 아래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 날, 경기도 파주에 있는 야외 세트장에서 진행된 촬영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백미를 장식할 슈퍼맨과 송수정PD의 비행 후 착륙씬. 허리에 연결된 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오르내려야 하는 육체적 노동(?)도 모자라 감정 연기까지 요구하는 정윤철 감독이 야속할 법도 하지만 배우들은 의연하다. 여름을 배경으로 한 영화적 배경 덕분에 계절에 역행한 연두색 하와이안 반팔 셔츠를 입은 황정민은 초겨울의 찬바람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또한 <데이지> 이후, 2년 만에 국내(!) 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낸 전지현의 담담한 표정은 어떤(?) 결의를 품은 듯 진지했다.
슈퍼맨을 연기하는 황정민은 ‘관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영화이며 그것이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라며 작품 선택 배경을 밝혔고 송수정PD 역을 맡은 전지현은 '오랜만에 한국영화를 하게 되어 부담도 크지만 좋은 시나리오와 배우, 감독님을 만난 덕분에 관객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편 황정민과 전지현의 만남에 대해 정윤철 감독은 ‘영화의 기묘한 분위기가 두 배우의 호흡을 이끌어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자신조차도 코웃음 쳤던 슈퍼맨의 진정성을 깨닫고 이에 몰입하게 됐다는 황정민과 평소 몸에 좋지 않은 건 절대 하지 않지만 영화를 위해 흡연연기까지 불사했다는 전지현, 그리고 한국영화의 위기를 구할 수 있는 슈퍼감독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정윤철 감독. 이 세 사람의 앙상블만으로도 엉뚱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현재 크랭크인 한달 반 만에 80% 가량의 촬영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화려한 비행을 향해 전진 중이다.
| 슈퍼맨의 비행을 담아낼 카메라는 시종일관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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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더 붙어볼래요?' 동작 하나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정윤철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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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어에 매달린 황정민과 전지현의 모습,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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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어지지가 않아요.' 비행 후 감정 연기까지 소화하는 전지현과 황정민의 진지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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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중간중간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하는 전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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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사진 부탁드리고, 가능하신 분은 와이어줄까지 지워주세요.' 메가폰을 통해 입담을 과시하던 정윤철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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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9일 목요일 |
취재: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2007년 11월 29일 목요일 |
사진: 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