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결혼>은 로맨스의 당사자인 남녀가 결혼이라는 궁극지점에 들어서기 위한 통과 의례가 된 가문 통합의 갈등 극복담이다. 그리고 그 갈등에서 빚어지는 대립의 국면은 비극보단 희극으로 활용된다. 그리고 그 희극적 요소는 애드립이 줄충한 몇몇 배우들로부터 부각된다. 육두문자가 다량 함유된 대사를 거침없이 쳐대는 김수미의 애드립은 예전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못말리는 결혼>의 웃음을 발생시키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못말리는 결혼>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어설픈 계기로 이야기를 강행하는 무리수를 둔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억지스러운 계기를 가져다 붙여넣기해 버리는 태도는 어색함 그 자체다. 특히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배우들의 애드립은 유명무실한 이야기의 설정과 함께 맞물리며 목적의 가벼움만큼이나 영화를 느슨하고 부실하게 쌓아간다. 우연한 만남에서 갈등을 빚은 당사자들이 티격태격 대가다 로맨스를 형성하는 흔해빠진 로맨틱 코미디를 답습하는 듯하던 <못말리는 결혼>은 개인의 갈등을 쉽사리 무마시키고 가문의 대립으로 판세를 키운다. 하지만 그런 우격다짐 식의 이야기 구조는 그만큼의 부실 공사로 채워져 있다. 두 남녀의 우연한 만남이 로맨스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도식적이고 추후에 진행되는 가문의 수장, 박은호(유진)의 아버지 박지만(임채무)과 왕기백(하석진)의 어머니 심말년(김수미)의 대립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형성한다기 보단 작위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이야기의 무색함은 웃음까지 잠식시킨다. 웃음의 가장 큰 축은 김수미의 거침없는 애드립성 대사이며 <못말리는 결혼>에서도 그 효력은 일정부분 빛을 발한다. 하지만 그 동안 많은 영화들을 통해 인식된 웃음이 무색한 이야기를 보상할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기엔 역부족이다.
젊은 배우들과 중년 배우들의 결합은 <못말리는 결혼>이 궁극적으로 의도한 웃음과 감동이란 두 마리 토끼를 관객에게 쥐어주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편집과정의 고민이 결여된 것인지, 애초에 이야기의 골격이 부실했던 것인지를 확인할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나는 내러티브의 허약함은 기본적인 웃음을 반감시키고 감동을 작위적인 수단으로 인식시킨다. 결국 관객은 빈손으로 나갈 수 밖에. 결국 <못말리는 결혼>은 감동과 웃음을 중매서기엔 억지춘향격이다.
2007년 4월 30일 월요일 | 글: 민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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