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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젊은 날의 잿빛 초상.
말라노체 | 2007년 3월 27일 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아이다호><게리><엘리펀트><라스트 데이즈>. 만약 이 작품들을 호감으로 기억하는 이라면 <말라노체>는 그 호감의 맨 앞자리에 전시해야 할 목록일 것이다. <말라노체>는 구스 반 산트라는 이름의 기원이자 뿌리이므로.

흑백질감의 화면 너머에 존재하는 젊은이들은 마치 이방인처럼 낯설고 불투명한 정서를 머금고 있다. 투박한 흑백의 명암대비를 통한 빛과 어둠의 공명은 <라스트 데이즈>가 보여주던 소리와 영상의 상징적 배치처럼 균열을 조장하고 흐릿한 이미지의 상정으로 다가온다. 물론 동성애라는 자극적 소재를 먼저 발견한다면 <말라노체>는 단순히 <아이다호>의 어긋난 치정의 일부로 각인될 수도 있지만 단순히 그런 의미로 소통될만한 것은 아니다. <말라노체>는 사막 한가운데를 건너던 <게리>의 두 남성처럼이나 가늠할 수 없는 사소한 너비이며, 동시에 총을 난사하던 <엘리펀트>의 소년 소녀처럼 섬세한 충동적 깊이를 품고 있다. 퀴어 성향의 뉘앙스를 배제하면 <말라노체>는 간단하게 젊은이들의 불안정한 현실을 잿빛감성에 담아낸 정서적 불완전함 그 자체이다.

멕시칸 불법체류자 죠니(더그 쿠예트)에 대한 백인 남성 월트(팀 스트리터)의 구애에 담긴 비류함보다도 깊게 와닿는 것은 그들의 허약한 젊음이 새겨가는 아련한 추억의 잔여물들이다. 동성애에 대한 당혹감에서 벗어난다면 파릇파릇한 새싹의 나약함과도 같은 젊음이 깃든 <말라노체>의 흑백풍광이 표출하는 감성적 대비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20여 년이란 세월동안 묵어버린 <말라노체>는 오늘날의 정서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것이 아니다. 다만 구스 반 산트의 초기작이라는 필모그래피적 기념비를 우대해 줄 의향이 있거나, 20여 년이 지난 세월의 배경을 감안할 수 있는 성향의 관객에게 시대를 거슬러 뒤늦게 도착한 거장의 첫 발걸음인 <말라노체>가 소중할 법하다.

2007년 3월 27일 화요일 | 글: 민용준 기자




-구스 반 산트란 이름이 그대를 매혹한다면.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믿음을 확인하고 싶다면.
-흑백 필름의 과거지향적 영상이 꺼림칙하다면.
-동성애 자체가 당신의 혐오감을 부풀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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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wlove1020
흥행성이 없는데 ...난보면 또 졸거 같은..ㅋ   
2007-03-29 12:34
ldk209
일단 구스 반 산트라는 이름에 끌리네..   
2007-03-28 18:12
kgbagency
역시 흥행성은 저조하군요ㅎㅎ 솔직히 흥행성 별 1개 아닌지ㅎㅎ   
2007-03-28 12:49
ffoy
역시 동성애가 소재군요...   
2007-03-28 02:29
hrqueen1
구스반트의 명성이라면 [후회하지 않아]   
2007-03-28 01:30
justjpk
저.. 작품성과 흥행성의 차이...   
2007-03-2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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