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다>는 한국형 <델마와 루이스>이자 <내일을 향해 쏘라>다.
위선과 부조리로 그득한 세상을 응징하고자 본의 아니게 분기탱천해 도시로 뛰쳐나간 혹은 내몰린 두 사내의 하루 동안의 반란을 담은 버디무비다. 융통성이라고는 당최 찾아볼 수 없는 피곤하기 짝이 없는 인생의 바른생활 맨 만수(감우성)와 전혀 아니 바른 행각만을 추구하는 막가파 맨 철곤(김수로)이 바로 그 짝패다. 이들이 묶일 수 있는 유일한 고리는 사회적 약자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허나 달랑 하나의 그 진실은 만수와 철곤이 '헐크'로 분하게 되는 동력이자 도심을 일순간 난장판으로 뒤엎어버리는 기폭제가 된다.
당대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에서 감독으로 변신을 꾀한 박정우 감독은, 이 두 남자의 일탈을 통해 밥맛없는 오늘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까발린다. 코미디 장르 안에서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해왔던 그의 전작(<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과 포개지는 측면이다. 소시민을 유쾌하게 위무하고 껴안는 대목 역시 마찬가지다. 단,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는 전에 비해 줄었다. 기존의 작품에 견주어 사회적 메시지를 더 확장시키고, 고단한 삶으로 점철된 동시대 사람들의 내면의 풍경과 그것이 밖으로 혼란스럽게 펼쳐지는 과정에 카메라를 밀착시킨 결과다. 박정우 감독은 자신이 품고 있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작심하고 <쏜다>를 통해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기대에 못 미친다. 그리 통쾌하지도 짜릿하지도 않다.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던져주지 못한다. 두 남자의 일탈행위가 평범하고 얌전한 탓이다. 이들의 반란을 보여주는 방식 역시 예상한 수준에서 머문다. ‘거침없이 질러보자!’는 영화의 주제와 달리 막상 <쏜다>는 모범생의 그것처럼 그들의 도피행각을 착하고 순하게 묘사한다. 영화적 상상력과 천부적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발휘해 보다 화끈하게 질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쏜다>에 마음이 가는 건, 영화 속 다양한 인물군상이 나와 당신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고, 우리네의 팍팍한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에 그렇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두 사내의 행보가 일정한 지점에서 맴돌며 나아가지 못 하는 미진함 또한 연출력의 문제를 떠나 왠지 당대 소시민의 나약한 모습을 비추는 거 같아 감정의 파고를 경험케 한다. 마음껏 꿈꿀 수 있는 탈주와 일탈의 상상적 욕망마저도 어떠한 구속에 갇혀 온전하게 펼칠 수 없다는 애처로운 단상을 떠올리게 한다는 거다. <쏜다>가 통쾌함이 아닌 씁쓸한 웃음으로 남는 것은 이 때문이다.
<쏜다> 시사현장 들여다보기!
2007년 3월 8일 목요일 | 글: 서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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