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제를 석권한 <훌라걸스>가 2월 20일 언론에 공개됐다.
시사 전 하와이안 복장의 훌라 댄서들의 경쾌한 공연으로 눈길을 끈 <훌라걸스>는, <식스틴 나인> <스크랩 헤븐>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한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최신작이다.
개봉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이상일 감독은 <식스틴 나인>과 마찬가지로 <훌라걸스> 역시 60년대를 조명하고 있지만 "특별히 60년대에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출발한 작품"임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덧붙여, "지금의 하와이안이 과거 탄광촌이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고, 현재 일본 내 존재하는 탄광시설의 부재로 로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촬영 중 고충이 만만치 않았음을 전했다. 재일교포 2세로서 힘든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장의 차별은 부재하며, 만약 자신을 싫어하는 이가 있다면 그건 '재일교포 2세라서가 아니라 이상일을 싫어'하기 때문"일 거라며, 혹시나 하는 우려의 시선을 일축했다. 자국영화 점유율 50%를 뛰어넘으며 다시금 비상하고 있는 일본영화의 흥행 호조에 관해서는 "TV 드라마에 질린 관객이 극장가에 몰린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어 "관객 수의 증가가 영화산업의 성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닌만큼 무조건적인 환영은 경계해야 한다" 답했다. 한편, 이상일 감독은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함과 동시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줄 아는 일본 최고의 여배우"라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훌라걸스>의 여주인공 아오이 유우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훌라걸스>는 1965년 몰락해가는 탄광촌의 대안으로 하와이안 센터의 건립을 통한 관광산업으로의 전환을 시행, 그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한 정서가 갈등으로 빚어지는 상황을 발랄하면서도 인간미 넘치게 그려낸 휴먼드라마다.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성세대와 훌라 댄서를 꿈꾸는 젊은 세대간의 갈등이 몇 차례의 반목과 절절한 사연을 거쳐 화해와 이해로 맞잡는 과정을 아련한 정서로 묘사한다. 일본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5개 부분을 수상하며 자국에서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얻은 <훌라걸스>는 국내에서도 귀추가 주목되는 기대작이다. 3월 1일 개봉 예정.
취재: 민용준 기자
사진: 권영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