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으로서보다는 제작자로서 명성을 더 떨치고 있는, 그게 더 나은 건지 아닌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뤽 베송 대인이 두 미녀와 함께 찾아왔다. 라틴계를 대표하는 양대 미녀 셀마 헤이엑과 페널로페 크루즈 이 언니들이 짝패로 등장, 황야를 누비며 대 활약을 펼치는 코믹액션서부극 <밴디다스>가 그 주인공.
10년 동안 우정을 다지며 절친한 사이로 소문난 이들이 스크린에 함께 나선 <밴디다스> 프로젝트는, 역시나 뤽 베송이 제작과 각본을 겸임했던 2003년 작 <팡팡 튤립> 촬영 중 여주인공이었던 페널로페의 말 한마디로 시작됐다. “셀마와 내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라는 그녀의 말에 솔깃한 뤽 베송이 지체 없이 바로 시나리오에 착수한 것!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로 카메라 앞에 선 덕에 섹시 혹은 글래머 스타 이상의 배우로 도약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 미녀는 레즈비언이라 소문이 날 정도로 찰떡궁합의 호흡을 선보이며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다고 하다.
잘 나가는 귀족 집안의 사라(셀마 헤이엑)와 가진 것 없지만 발랄충만한 말괄량이 마리아(페널로페 크루즈)는 선뜻 친해줄 수 없는 사이지만 미국에서 넘어온 악랄한 나쁜 놈의 계략에 말려 서로의 아버지가 죽임을 당함으로써 본의 아니게 뜻을 같이 한다. 철도사업 이권과 금괴를 둘러싸고 멕시코 은행부터 죄다 자신들의 소유로 돌리며 무자비한 악행을 일삼는 이들에 맞서 우리의 두 언니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의 방식으로 강하게 대응한다. 총과 칼은 물론이고 단죄해야 할 남정네의 이성을 무력화시키기에 딱 좋은 자신들의 섹시한 매력으로 무장! 여자 2인조 은행강도로 돌변해 의적 비스무리한 활동을 활기차게 선보인다.
서부를 배경으로 한 <밴디다스>는 티격태격하며 점차 서로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두 여자의 동화 과정을 보는 재미가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머리끄덩이를 잡으며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는 완력싸움부터 한 남자를 두고 애정공세를 퍼붓는 연적으로서의 대결까지 바람 잘 날 없는 그녀들의 아기자기한 충돌과 무용담은 꽤나 흥미롭다. 거대한 한방의 시청각적 쾌감으로 승부를 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략과 달리 작지만 알찬, 자잘한 재미를 영화는 두 여자를 매개로 제공한다.
한 성질 하는 두 여자에게 특별 훈련을 실시하는, 빔 벤더스의 <파리텍사스> 시나리오 작가이자 <블랙 호크 다운> <서스펙트> <돈 컴 노킹> 등에 출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샘 셰퍼드의 등장은 <밴디다스>의 보너스다.
2006년 6월 19일 월요일 | 글: 도이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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