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닥터 깽>으로 다시금 주가 급상승 중인 양동근의 <모노폴리>가 공개됐다. 근데 안타깝게도 당 영화, <식스센스> <유주얼 서스펙트> 이후 되도 않는 반전으로 객석을 잠재우며 평정했던 반전무비들을 불쑥불쑥 환기시킬 만큼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안겨주고 있는 영화로 판명됐음이다.
막판 반전이 어거지스럽다는 말이 아니다. 반전 자체만 따로 보자면 뭐 제법 그럴싸하다. 하나, “<모노폴리>는 반전뿐 아니라 반전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는 영화라 생각한다”고 감독이 기자회견시 전했듯, 반전무비의 한방은, 다들 알다시피, 결코 반전 하나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치밀함, 정교함, 캐릭터간의 팽팽한 긴장감 등 절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화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차곡차곡 쌓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동상이몽적 마인드로 뭉쳐 거사를 치르는 이들의 범죄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해야만 설득력이 생기는, 게다 그 범죄를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며 사건을 재구성, 현실과 과거를 왔다리갔다리하는 <모노폴리>로서는 더더욱 그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 영민한 노동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그래야만 괄약근 움찔하는 반전의 묘미가 생기는 것이다. 흥미진진하고 탄탄한 흐름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묵직한 무언가를 끝물에 내비치는 것은, 웬 종일 끼니 거르다가 야밤에 소주 냅다 들이붓는 것 마냥 위험천만한 일이다. 섬뜩하거나 혹은 인상적인 반전무비의 경우 그 스포일러를 설사 알고 보더라도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난 것은 바로 이러한 측면을 세심하게 매만지며 밀도 있게 길어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노폴리>는 요러한 중차대한 과정을 전개하는 데 있어 무수한 문제점을 드러내며 영화 내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한다. 그럼으로써 막판 한방의 그 꿀맛은 자동빵으로 반감된다.
여하간, 보다보면 이런저런 영화들이 마구 떠오르는 <모노폴리>는, 새롭고 독특한 영화로 관객과 마주할 뻔 했으나 이 같은 전차로 별다른 감흥을 던져주지 못한 채 마무리 된다. 짜릿하고 알싸한 전율의 쾌감대신 아쉬움만을 남기는 반전무비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
글: 서대원 기자
사진: 권영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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