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에는 중요한 스포일러가 절대 나와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도마뱀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두 가지로 압축해보자면 꼬리를 잘려도 그 부분만 ‘톡’ 끊어가지고 도망가도 다시 재생 능력이 있다는 것과 일본에서 못에 꼬리가 박혀 도망하지 못하는 수컷을 대신해 암컷이 몇 년 동안 먹이를 물어다 주는걸 집을 허물 때서야 발견했다는 순애보에 관련된 이야기다.
서로 상반되는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도마뱀을 영화 제목으로 삼은 이유를 영화를 보고 나서야 이해 할 수 있는 건 ‘조강’에게 평생을 지워지지 않는 사랑으로 존재하는 ‘아리’가 20년에 걸쳐 단 세 번만의 만남을 가지고서도 얼마나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8년 만에 나타나 8시간 만에 사라지는 아리의 존재는 그녀가 노란 우비를 입고 나타난 초등학교 때부터 ‘순정’을 왜 딸기라고 표현했냐고 묻는 순수한 조강에게 아리가 키우다 도망친 도마뱀 ' 티루카카 꾸루꾸루 깐타삐아 사우루스’를 찾으러 온 논밭을 헤치고 다닐 때부터 어쩌면 예견된 운명이었을 지도 모른다.
영화는 20년을 거스르는 시간을 보여주지만 둘의 만남은 기껏해야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지만 바로 그런 비현실적인 사실이 바로 <도마뱀>이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판타지라고 볼 수 있다. 10년 만에 암자에서 입시공부를 하기 위해 만난 두 사람은 바로 어제 만난 것처럼 친근하고 시간의 흐름에도 변치 않는 둘의 감정은 영화 후반부에 가서야 감춰둔 ‘비밀’을 담담히 밝힌다.
연애감정을 가진 여자라면 한번쯤 꿈꾸는 그런 사랑을 보여주는 조강과 틈만 나면 사라지고 잊혀지지 않는 괴로움(?)을 주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신비한 여자 아리는 충무로의 모범 커플로 당당한 사랑을 가꿔나가는 조승우와 강혜정의 캐스팅으로 현실감을 더했다.
영화 사이사이의 가슴 짠한 장면들은 연애경험을 떠나서 영화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긴 여운을 더한다. 미리 힌트를 주자면, 구두끈, 회초밥, 조약돌, 은행원, 사진기, 미스터리 서클이다. 이 키워드로 <도마뱀>에 대한 추리를 게을리하지 말도록! 그 해답은 4월 27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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