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홍보함에 있어 이 점을 적극 활용한다.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어쨌든, 득을 보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이든 진짜든 유년시절 “이거 진짜 있었던 일은데....”라고 못을 박고 들어가면 일단, 시선을 끄는 데 한층 유리한 지점을 확보한다는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충분히 수긍가는 말이다. 세기말에 공개돼 한바탕 소동을 불러 일으켰던 <블레어 윗치>는 이러한 관습적 행태의 정점을 보여준 사례에 다름 아니다.
여타의 호러물에 비해 이른 시기에 선보이는 <뎀> 역시 2002년 루마니아에서 일어난 실화사건을 모티브로 연출된 공포스릴러물이고, 여러 모로 <블레어 윗치>와 유사한 측면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영화다. 떼돈이 들어가지 않은 저예산에 기초해 인위적인 요소와 현란한 스타일을 최대한 배제, 핸드헬드와 거친화면 등 미니멀한 관습만을 차용해 <뎀>은 공포감을 조성한다. 마치 몰카에 시선을 저당 잡힌 듯한 분위기로.
고풍스런 외딴 저택에 기거하는 연인의 한적한 일상을 일순간 지옥도로 뒤바꾸는 <뎀>은, 두 남녀를 죽음의 아수라장으로 처절하게 내모는 그들(Them)의 정체를 좀처럼 들춰내지 않고 막판에 이르러 그 실체와 사건의 전말을 드러낸다. 단순한 이야기에 부합되게끔 시종일관 별다른 장치 없이 일상의 소리와 어둠, 폐쇄적 공간만을 유기적으로 조합해 숨 막히는 공포감과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뎀>의 이러한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사지절단의 신체훼손 장면으로 화면을 물들이는, 시각을 자극하는, 호러물이 득세하는 와중에 피 몇 방울 나오지 않고 보이지 않는 존재의 폭력성과 악마성을 관객에게 던져준다는 사실은 종래의 영화에서도 마주했던 것이지만 여전히 흥미롭다. 특히, 귀는 물론이고 오감을 괴롭히는, 범인들의 범행 도구에서 빌려온 소름 확 끼치는 소리의 압박은 불편하긴 하지만 꽤나 인상적이다.
물론, 초지일관 반복되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숨바꼭질 플롯과 집에서 숲으로 공간은 확장되나 공포의 장치는 그와 맞물리지 않고 되풀이되는 <뎀>의 단출한 구조는 분명 심심한 구석을 제공한다. 그래도 궁금하기 짝이 없던 녀석들의 인적사항 및 행동거지가 밝혀지는 결말은, 끔찍한 현실과 포개지며 세상이 정말이지 갈 데까지 가고 있다는, 남일 같지 않은 묵직한 혹은 고단한 근심의 여운을 남긴다.
| | - | 피 몇 방울 나오지 않아도 공포감과 긴장감을 유발시킬 수 있는 호러스릴러물 궁금한 자! | | - | 공포물은 좋아하지만 잔혹장면만큼은 고문이라 관람시 에로사항이 적잖이 있었다는 분! | | - | “90분 이상도 내겐 치명적이다” 라는 장편영화 부적응자! 당 영화 76분이다. |
| | | | - | 보편적 관습으로 충만한 호러물‘만’ 좋아하는 분! | | - | 조금만 심심해도 큰 일 나는 자! | | - | 시각적 잔혹무비 절대 선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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