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최고 기대작으로 벌써부터 관심 후끈한 영화 <사생결단>이 27일 개봉에 앞서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마약반 경력 10년째인 독종 형사 도진광 경장(황정민)과 경력 5년째인 잘 나가는 마약판매상 이상도(류승범)의 먹고 먹히는 공생관계를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그린 <사생결단>은 부산 올 로케이션 촬영으로 리얼리티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특히,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부산의 뒷골목을 주무대로 선택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영상를 소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주연을 맡은 황정민, 류승범과 감독 최호가 같이 무대에 올라 기자들의 질문과 자신들의 영화에 대한 소개를 했다. 단성사에서 진행된 행사장에는 영화에 대한 관심도를 증명하듯, 많은 기자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장철(마약조직 우두머리)을 잡으려고 무작정 앞으로 달려가는 인물이 도진광이다. 사람이 사는 데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를 찾으려고 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라는 말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정리한 황정민은 이날따라 유달리 피부가 좋아 보여 혹시 피부관리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추측을 기자들 사이에서 낳게 했다.
류승범은 시종일관 유쾌하게 질문의 답을 이어갔는데 그의 제스처에서 영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배어 나왔다. “뭔가를 기대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상도는 내가 왜 범법자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의아해 하는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이다” 류승범의 말로 미루어 볼 때 <사생결단>은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예상된다. 결정적으로 류승범은 우회적으로 자신들이 작품이 무척 쎈 작품임을 대변하는 말을 기자들에게 건넸다.
“액션을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5월에 개봉하는 짝패를 기대하시라”
그의 말 때문에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물론, 저런 식으로 <사생결단>이 두 남자의 거친 감정을 추척해, 감정적으로 쎄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영화임을 설명하는 류승범의 말솜씨 도한 예사롭지 않다.
우리에게 <후아유>로 알려진 최호 감독은 “한국영화 최초로 마약세계라는 어둡고 특별한 세계를 다루고 있는 만큼 리얼리티를 중시했다. 또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이 왜 나쁜 인간으로 살아야 하는 지를 다룬 작품이다. 쎈 제목의 영화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두 캐릭터의 감정을 충분히 살렸다” 감독의 작품설명을 토대로 미공개 영화 장면들을 보면 <사생결단은>은 굉장히 하드보일드한 영화다.
전에도 오승욱 감독의 <킬리만자로>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으로 간헐적으로 하드보일드 장르 영화들이 나왔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때문에 정통 하드보일드 영화들은 다른 장르와의 접합으로 소개돼 왔다.
그러나 이번 <사생결단>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류승범 황정민 두 배우의 리얼한 연기와 최호 감독의 뚝심으로 말 그대로 하드보일드로 밀어붙였다. 결국 판단은 관객의 몫이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영화를 보지 않고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마지막 질문은 무비스트가 두 배우에게 했다. 거친 남성영화이면서도 진광과 상도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주인공이 입은 의상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의상에 대한 질문에 최호감독은 “후쿠사쿠 긴지의 야쿠자 영화에서 보면 도진광 캐릭터와 비슷한 인물이 있다. 그 옷차림이 너무 맘에 들어 황정민에게 입혀 봤는데 너무 잘 어울려 그 스타일로 의상을 준비했다” 황정민은 평소 옷차림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소박한 스타일인데 의상에 대한 질문에 예상보다 긴 답변을 해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은근슬쩍 과시했다. “경찰이라고 하면 다들 잠바차림만 생각하는 데 자료를 조사해보니 멋쟁이 형사분들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캐릭터를 말끔한 양복차림 컨셉으로 연출해 보았습니다”
최호감독과 황정민의 말만 들어도 세세한 부분까지 이들이 정성을 기울여 영화를 만들었음이 충분히 감지되지만 역시 ‘의상’, ‘스타일’하면 알아주는 멋쟁이 류승범을 빼놓을 수 없다. 의상에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류승범은 매우 좋아하면 자신이 처음부터 이상도 의상에 관련했고 명품이지만 명품스럽지 않은 컨셉으로 정장을 준비했다고 한다. 왠지 부산스럽고,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대로 베껴 입은 옷차림이 상도의 의상이다. 사실 간담회가 끝나고 많은 기자들이 의상질문을 류승범이 기다렸다는 듯 좋아했다면 본 기자에게 부러움을 나타냈다. 으쓱으쓱하지 않을 수 없다.
마약이라는 무거운 소재로 두 거친 남자들의 삶의 방식을 사생결단하듯 추적해 낸 <사생결단>은 4월 27일 극장가를 아주 쎄게! 강타할 것이다.
취재: 최경희 기자
사진: 권영탕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