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기대 작으로 뽑히고 있는 <왕의 남자>제작보고회가 3일 저녁 남산 한옥마을에서 열렸다. 극 중 장생(감우성)의 줄타기 선생님이자 대역을 하기도 한 권원태씨의 외줄타기 시범으로 시작된 행사는 3m 줄 위에서 맛깔 난 입담과 흥겨운 풍물공연이 어우러져 시작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김태웅 원작의 연극 <이(爾)>를 영화화한 <왕의 남자>는 자유로운 영혼의 광대들과 모든걸 다 가졌기에 그들의 자유를 동경한 연산과의 만남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은 "누구나 인생에서 자신만의 외줄을 타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연산’이란 외로운 왕이 줄을 타는 내용을 다뤘다. 원작은 보지 못했지만 뒤늦게 대본을 구해서 읽어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영화에서는 광대의 자유의지에 더 초점을 맞췄는데, 500년 전의 이야기를 빌려서 오늘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영화의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날 처음 공개된 메이킹 필름은 생동감 넘치는 광대들의 모습과 실감나는 궁궐세트, 화려한 의상들이 빠른 속도감으로 상영돼 가슴 뭉클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폭군연산을 자신만의 모습으로 소화해낸 정진영은 “ 초등학생 아들이 ‘세종대왕’도 있는데 하필 연산이냐고 되물을 정도로 성격이 안 좋은 인물을 맡았다.(웃음) 크랭크업 한지 한달 반이나 지나 까먹고 있었는데 메이킹 필름을 보니까 대단한 영화란 생각이 들어 빨리 보고 싶다.감정의 폭이 큰 영화라 계산하지 않고 연기 한 작품이다”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타고난 재주와 카리스마를 지닌 광대 ‘장생’으로 변신한 감우성은 “연기를 하면서 결국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돈과 명예를 쫓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편 다시 찍고 싶은 장면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무슨 그런 끔찍한 말씀을.. "하고 얼버무리며 촬영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영화의 유일한 홍일점이자 이미 여러 번 영화와 TV로 다뤄진 요부 ‘장녹수’ 역을 맡은 강성연은 “도발적이고 섹시한 이미지가 부각되기 보다는 나만의 특별한 ‘녹수’를 끌어내보고 싶었다. 연산에게 결핍된 모성애적인 면에 포커스를 맞춰 연산의 어머니가 결국엔 ‘장녹수’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자신이 맡은 역할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촬영 당시 여자보다 더 예쁜 중성적 이미지가 언론에 화제가 됐던 이준기 역시 “캐릭터 자체가 어려운 건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이미 알고 있었다. 실제 성격과 전혀 달라서 더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중성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순수 제작비만 46억원이 투입된 <왕의 남자>는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12월 29일 개봉될 예정이다.
● 신명났던 제작보고회 현장 사진 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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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_이희승 기자
사진_권영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