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감독이 밝혔듯 30살 인영의 가슴으로 본 사랑의 감정 이야기, 또 남성이고 여성이고 자신의 주위에 옛사랑과 비슷한 느낌의 이성이 있다면 신경이 쓰이게 될 것이라는 것 바로 이것이 <사랑니>가 이야기 하고자 했던 주제이다. <사랑니>는 30살의 미혼 여성이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정과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혼란 등을 인영의 시선으로 아주 잘 나타낸 수작이다. 정지우 감독만의 스타일도 많이 살아있다. 김정은을 중심으로 배우들의 비중이나 역할 등도 아주 적절하게 배치되고 절제되어 있다. 다소 실험적이고 시대에 앞선 새로운 작품이란 느낌도 받게 된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이 느끼고 공감하고 공유하기에는 30살의 정우를 제외하곤 너무 어렵다.
17살의 이석과 인영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이것이 30살의 인영의 과거인 회상인지 현실의 17살의 이석과 인영의 이야기인지 모르게 되며 17살의 이석이 30살의 인영에게 맹장 수술 자국을 보여 달라는 장면에서도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없게 된다. 또 30살의 이석은 왜 인영의 집에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며 30살의 인영이 엄마와 병원 약국 앞에 앉아서 나눈 대화에서도 과연 인영이 정신적인 아픔이 있었는지 혹은 정신과 진료를 받았는지 모호하게 만든다. 그렇게 때문에 마지막 엔딩 장면인 17살의 인영이 17살의 정우에게 병원 복 차림으로 자신의 맹장 수술 자국을 보아 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그곳이 그냥 맹장 수술 때문에 들어온 병원인지 아니면 정신 병원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이렇듯 <사랑니>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너무 어렵다.’는 말을 쓰고 싶다. 이렇게 리뷰를 쓰고 있는 기자 스스로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한 쓰고 있는 내용이 논리 정연한지도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사랑니>는 정말 좋은 영화라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어렵다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이것이 이 글의 요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