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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복습하는거야! 박찬욱 '복수론(論)'
2005년 7월 22일 금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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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친절한 금자씨>를 끝으로 복수 3부작을 마쳤다. 그러나 과연 복수가 끝이 났으며 <친절한 금자씨>가 마지막인가에 대해서는 동의를 할 수가 없다. 아직 그의 복수는 진행형이며 앞으로 형태의 변화가 있을 뿐 그의 복수의 칼은 우리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그것은 <친절한 금자씨>를 준비하면서 선보인 <쓰리 몬스터 - 컷>에 잘 나타나있다. 가장 개인적인 감정이 복수의 대상이 되며 스스로 복수의 화신이 되는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낸 <컷>이야 말로 진정한 박찬욱 감독의 복수극이라 생각한다. <친절한 금자씨>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박찬욱 감독의 복수에 대해 조금은 엉뚱한 해석을 통해 통째로 복습을 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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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의 복수는 복수형이다.
복수 3부작 속에서 복수의 모습은 한 가지가 아닌 둘이상의 복합적인 형태로 그려진다. 그것은 복수의 정의를 모호하게 만들며 복수의 주체들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을 고민스럽게 만든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보면 다양한 복수의 모습들이 나온다. 송강호로부터 퇴출을 당한 공장장의 할복 장면에서 그는 공장 식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사장의 신뢰에 대한 배반을 사장 가족 앞에서 스스로 할복하는 극단적 행동을 취함으로써 복수를 하고 있다. 신하균은 척박하기만 한 세상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복수를 스스로의 방법으로 표현한다. 또 송강호는 자신의 딸아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한다. 마지막으로 배두나의 추종 집단은 일원의 죽음에 대한 복수로 송강호를 처단한다.

이렇듯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통해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드러난다. 이는 다른 작품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올드보이>의 유지태와 최민식의 복수, <컷>에서의 임원희와 서서히 변해 가는 이병헌의 복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스포일러 때문에 밝히기는 어렵지만 쉽게 이야기해서 이영애와 제니, 감방 동료들의 다양한 복수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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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의 복수는 사회에 대한 슬픈 독백이다.
영화는 관객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의 복수라는 명제는 항상 일방적인 강요를 하고 있다. 마치 자신만의 슬픈 이야기를 강요하듯 말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복수의 대상은 정말로 극단적인 사적인 감정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관객들은 어느 순간 그 복수가 사회의 병폐를 대한 외침임을 인식하게 된다. 복수 3부작은 너무나 슬픈 현실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그 느낌은 <복수는 나의 것>의 장기 매매 단이 등장하던 아파트의 외벽처럼 황량함을 던져준다. 이 척박한 사회의 모습을 지극히 개인적인 복수로 나타내는 것은 박찬욱이 아니고는 절대 하지 못할 기교다. 이것은 감독의 한 개인이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시선과 의식이 담겨져 있는 부분이라 말할 수 있다. 관객들이 무엇인가 사회에 대한 저마다의 시선을 가지기를 원하면서 메시지를 던지고 관객이 그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의도가 짙게 묻어난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의식을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잣대를 기준으로 설정해 관객들이 따라오기를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는 한 가지 주제의식이 아닌 다양한 어찌 보면 너무 복잡한 사회적 메시지들이 함께 버무려져 수많은 관점의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관객들이 그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말이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거나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접근 코드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사회의 모습의 변화를 요구하는 슬픈 자기 독백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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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의 복수는 폭력미학을 위한 도구다.
많은 사람들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한 폭력이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머릿속에는 영화 속에서 보았던 자극적이고 아름다웠던 폭력들의 장면이 스치듯 지나간다.

이미 우리는 박찬욱 감독이 누구의 영향을 받았다는 식의 기사나 이야기들은 숱하게 들어왔다. 하지만 그런 것은 일반관객들에게 그리 큰 의미는 없다. 그 비교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다. 더욱이 그저 즐기려는 생각으로 보는 영화를 위해 그런 노력을 할 관객들은 많지 않다. 그냥 우리의 관점에서 봤을 때 박찬욱 감독의 폭력성향은 너무나 심하고 강렬하다. 때론 가학적이기도 하며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폭력이 아름다워 보이고 용납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폭력의 도구가 복수이기 때문이다.

<복수는 나의 것>의 신하균을 물속에서 죽이는 모습이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어느새 송강호를 이해하고 함께 느끼고 있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딸아이의 복수를 하는 아버지의 마음이기 때문인 것이다. <올드보이>에서 정말 충격적인 장도리 액션 또한 자신을 감금한 사람들에 대한 복수이기에 더욱 빛났다고 할 수 있다.

<컷>에서도 마찬가지로 임원희의 자신의 사회에 대한 염세주의를 특정 개인에게 화풀이로 처절히 가학적 폭력을 가하는 장면도 그것이 사회에 대한 자신만의 복수의 수단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어느 누구도 욕을 하지도 응원을 하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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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의 복수는 사회 약자의 대리인이다.
4편의 작품의 공통적인 주제나 메시지는 사회적 약자들의 소리다. 복수는 그 소리를 대신해 사회를 향해 외치는 대리인이라 볼 수 있다. 이것은 영화 속에서 어느 특정 장면을 찾기 보다는 그 분위기를 말해야 할 것 같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나온다. 또 그 대다수의 모습들이 사회에서 약자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술자리에서 하소연을 하며 인생을 푸념할 뿐 스스로는 어떤 행동을 하지는 못한다. 관객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영화 속 복수가 이들의 사회적 소외감이나 불공평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신 해결해 주진 않는다. 즉 이들의 대리인이라는 의미는 사회적 약자들을 대신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거나 직접적인 행동을 해준다는 뜻이 아니라 주인공이나 영화 속 복수의 주체가 복수를 하는 관계성을 부여하거나 동기부여 차원에서 작용해 회유적으로 사회약자들의 감정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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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의 복수는 평등하다.
박찬욱이 표현하는 복수의 모습은 복수를 벌이거나 당하는 혹은 과도한 폭력의 주체나 희생자들은 계급이나 서열, 빈부의 격차가 없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것을 가진자도 복수를 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잃어버린 누군가도 복수를 하고 있다.

특정 부류나 특정한 성격을 강조하지 않고 인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 극도의 상황을 접목시켜 인간이라면 극단적인 폭력을 보이는 복수의 화신으로 변할 수 있다는 처절한 사실을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영화에서는 계층이나 사회적 위치 등에 의해서 복수나 폭력의 수단과 방법이 달라지고 구분되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자극을 받아도 가진자들은 무엇인가 합리석이고 품격이 있어 보이는 때로는 얄미워 보이는 치사한 방법으로 처리를 했다. 반면 못 가진 가진자들의 복수와 폭력은 육탄 공세가 우선이며 머리를 쓰거나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다 해도 그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거칠다. 그러나 박찬욱의 영화 속 복수는 어느 누구도 가식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고 폭력적이며 슬픈 자화상이란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인간 본연의 처절함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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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의 복수는 사회 변화의 반영이다.
복수 3부작이 계속 되면서 그 안의 복수는 계속 변화하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것은 변화하고 있는 우리 시회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한다.

요즘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듣는 폭력의 모습들은 실제 박찬욱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들로 가득하다. 지난밤에 초등학교 여학생 두 명이 학교 건물에서 자살소동을 벌인 뉴스를 접했다. 또 방귀를 뀐 어른이 어린 학생들이 비웃었다며 폭력을 쓴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살풍경한 현실을 목도하고 접했을 때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우리의 현실을 직설적인 화법으로 표현하며 스스로의 반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왠지 그의 영화는 갖가지 설정들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보다는 일상적인 모습들에 폭력과 복수 그리고 다양한 군더더기 같은 인간들의 모습을 나열해 놓은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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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표 복수의 결정체 <친절한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가 기획 되는 과정에서부터 박찬욱은 전작들과의 관련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해왔다. 영화를 미리 본 지금 그 말이 이해가 된다.

사건의 연관성이나 스토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갖가지 사건들과 소재들이 전작에서 주었던 느낌 그대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동공을 확대시키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의 복수는 전작과는 다르다. 더욱 대중적이고 노골적이며 더 잔인하고 가학적이며 충격적으로 묘사된다. 전작들의 폭력적 복수가 다양하게 영화 전반에 걸쳐 있었다면 이번에는 폭력적 장면이 줄어든 대신 가학적 이미지가 주는 강렬함은 그 어떤 영화보다 강하다.

그것이 잔혹하거나 엽기적이라서가 아니다. 사실 관객에게 노출되는 부분은 상당히 상징적인 부분이지만 그 영상이 주는 감각적 이미지는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없는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박찬욱 감독의 복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는 복수의 의미와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지 친절하게 보여주는 박찬욱표 복수의 결정체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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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박찬욱 감독의 복수를 논하며 복습해 봤지만 결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시원한 정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박찬욱 감독은 무비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영화란 보는 사람의 바라는 것에 따라 내용과 의미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고 말이다. 그렇다. 이 코멘트가 정답이다. 아무리 본 기자가 한명의 관객의 눈으로 박찬욱 감독의 복수를 논한다 하더라도 그 의미는 관객 개개인의 눈과는 다를 것이다. 관객 본인이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을 통해 자신만의 복수의 정의를 내리는 것 그래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그것이 박찬욱 감독의 복수일 것이다.

8 )
h6e2k
잘읽엇어여~   
2010-01-31 03:31
iamjo
복수라 ...............   
2008-10-28 00:52
qsay11tem
엽기적인 영화네여   
2007-11-25 14:56
kpop20
기사 잘 읽었어요   
2007-05-17 12:17
lkm8203
정말좋아요~~   
2006-10-08 20:44
mozo
제일 기대되는 영화랍니다.^^   
2005-07-29 11:08
qwer123zxc
정말 기대됍니다.. 개봉하자마자 달려가서 봐야지...   
2005-07-27 15:41
mahn823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금자씨 기대되네요...   
2005-07-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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