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했던 <내셔널 트래져>가 어드벤처 무비를 표방 했으나 작위적이라는 평을 받은 것을 봐도 이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마력에 빠져 있는 관객들은 더 이상 어드벤처 무비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반지의 제왕>과 <글래디에이터>의 영향 때문에 대 서사시적 역사물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어드벤처 무비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볼거리와 간단한 이야기 그리고 유치한 듯 보이지만 모든 관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연출을 가진 <사하라>는 분명 관객들에게 지금까지 나왔던 어드벤처 무비보다는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하라>는 한마디로 한다면 ‘재미있다’로 표현된다. 어렵게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두근거리며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나이가 많다고 점잔을 뺄 필요도 없고 어리다고 눈치 보며 볼 필요도 없다. 그저 스크린에 보이는 데로 그대로를 보고 웃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어드벤처 무비들이 복잡한 수수께끼를 가지고 어렵사리 풀어 간다면 <사하라>는 어려운 문제를 우연히 풀어 버리는 황당함이 매력이다. 거기에 액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거대한 액션이 함께 어우러져 시간의 흐름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상영 시간이 짧게만 느껴진다. 화려하게 펼쳐지는 아프리카의 풍광이 흐르는 여유도 가지고 있고 아프리카를 가로지르는 강을 질주하는 고속정의 스피드와 남북전쟁 당시 사용하던 대포부터 공격형 헬기와 탱크까지 등장하는 화려한 액션도 있다.
이것뿐이 아니다. 첨단 과학과 함께 환경에 대한 메시지와 아프리카의 독재 정권에 대한 풍자와 미국 정부의 관료주의적 사상까지 담겨 있다. 물론 사랑에 대한 부분이 빠진다면 진정한 어드벤처 무비라 할 수 없듯이 매튜 맥커너히와 페넬로페 크루즈의 아옹다옹 사랑 이야기도 들어 있다. 이렇듯 <사하라>는 모든 어드벤처 무비의 요소를 고루 갖춘 최고의 오락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몇 가지 단점이라면 뻔 한 스토리와 황당할 만큼 이어지는 우연과 슈퍼맨을 능가하는 불사조 같은 주인공들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가볍게 즐길 영화를 스스로 어렵게 고민하며 감상하지 않는 이상 이런 단점들은 애교스럽다.
무더운 여름날 무료하고 짜증나는 일상을 날려 버리고 싶거나 머리가 복잡한 일을 떨쳐 버리고 싶다면 완벽한 어드벤처 무비 <사하라>를 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