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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적인 중견감독인 박철수 감독(<301, 302>, <학생부군신위>, <가족시네마> 등) 이 <봉자> 이후 무려 5년만에 관객들을 찾아오게된, 영화 <녹색의자>(제작: 합동영화 주식회사)가 드디어 기자시사를 열었다.
‘드디어’ 일수밖에 없는 게, 완성된 후 2년여가 지나서야 스크린에 걸리는 것이기 때문. 해외에서 먼저 눈에 띄어,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과 2005년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에로틱한 에너지와 미학적인 실험성에 진실한 감정을 담고 있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무대인사에는 박철수 감독을 비롯해 주연을 맡은 서정, 심지호, 오윤홍이 단상에 올라 차례로 소감을 밝혔다. 제일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박철수 감독은 “저 잘 모르죠?”라는 서두를 떼며, 그동안의 ‘공백’을 위트있게 묘사하기도. “<가족시네마> 끝내고 학생들하고 즐겁게 지내느라 영화가 뜸했다. 이 영화에는, 음 아니 저한텐 성에 대한 판타지와 콤플렉스가 있다. 이 영화는 흔히 대할 수 있는 성애장면은 없고, 좀 귀여운 영화다. 외국에선, 상상했던 것보다 좋아했다. 보시고 충고 많이 해달라”는 요지의, 긴 무대인사를 전했다.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이 왠지 모르게 경쾌한 느낌을 줬던 서정은 “2년반전 작업했던 영화다. 그때도 찍으면서 두통을 앓았는데 지금도 심히 두통을 앓고 있다. 감독님 특유의 위트있고, 단순하고, 재밌는 영화로, 경쾌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또렷한 주관을 피력했는데, 이어 “선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보는건데, 정사씬 야하지 않거든요!”라는 보다 핵심적인 멘트를 날려 객석의 집중을 받기도.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으로, 독특한 느낌을 전해줬던 오윤홍은 “굉장히 재밌는 영화다. 현장에서 영화를 워낙 빨리 찍어서, 마치 편집하면서 찍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개봉돼서 좋다”며 차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또, <학교2>, <금쪽같은 내새끼> 등 드라마로 잘 알려진 훤칠한 꽃미남 심지호는 “드디어 영화배우 심지호라고 말할 수 있게 됐네요. 이 영화는 굉장히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에요. 저희 영화는 정사씬이 제일 아름답게 찍혔거든요, 아름답게 보셨으면 좋겠어요”라는 요지의 말들로, 무대인사를 꾸몄다.
<녹색의자>는 일반적인 기승전결 구조의 스토리텔링을 좇는 영화가 아닌 까닭에, 상영후 기자간담회에선 감독의 의도를 묻는 질문들이 적잖게 쏟아졌다. 과연 관객들에겐 얼마나 많은 물음표를 유발할지 궁금한데, 개봉은 <연애의 목적> 등과 격돌하는 오는 6월 10일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
사진: 이한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