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해외세일즈 대행사 미로 비전이 칸 마켓에서 진행한 이번 계약은, 한국 영화 세일즈 사상 처음으로 시나리오도 없이 감독의 지명도와 원작 만화의 스토리 두 가지만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아파트>는 영국(anchor bay), 태국(M.N.Network), 말레이시아&싱가포르(Encore Films) 등에도 총계100만 달러에 가까운 높은 금액으로 선판매 되었다.
안병기 감독의 <아파트>는 서울 변두리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청년이 어느 날 맞은편 아파트의 집들이 같은 시각에 동시에 불이 꺼지면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공포 영화로 제 1세대 온라인 만화가 ‘강풀’의 미스터리 공포물 ‘아파트’가 원작이다.
한국 영화의 해외 세일즈는 영화의 시나리오나 캐스팅, 편집본 일부를 보고 진행되는 것이 기본이지만 <아파트>의 경우에는 시나리오가 아직 없는 단계로 원작 만화와 함께 5줄 가량의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 마켓에 출품했다. 일본의 수입사 해피넷 픽쳐스의 담당자는 일본어 번역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었음에도 감독의 이름과 원작을 그림으로만 보고 계약을 결정했다.
이번 해피넷의 <아파트>의 수입 결정은 일본 내에서의 공포 영화 장르에 대한 안정성과 <폰>으로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총 200억의 엄청난 수익을 낸 안병기 감독에 대한 신뢰가 컸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영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해피넷 픽쳐스는 김기덕 감독의 <빈 집>에도 투자와 일본 내 수입과 배급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와 깊은 인연을 맺은 회사로 작년에도 <령>, <분신사바> 등을 수입해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한국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안병기 감독은 “한국 영화의 해외 수출이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것인 만큼 영화를 잘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2차적인 목표보다도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먼저 인정받고 사랑 받는 웰메이드 공포영화가 되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올 여름 크랭크인을 목표로 시나리오 작업 중인 <아파트>는 11월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