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꽃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16일(목) 오늘 발표한 ‘2018년 7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체 극장 관객 수는 539만 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감소한 수치이며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관객 점유율을 살펴보면 문제의 원인이 비교적 분명해진다. 7월 한 달간 한국 영화를 선택한 관객은 27.3%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같은 기간 외국 영화에 푯값을 지불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볼 만한 한국 영화’가 없었다는 의미다.
영진위는 “한국영화가 대작 영화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대작 영화 한두 편의 흥망에 월 관객 수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인랑>의 부진과 이를 대체할 중급 영화의 부재”를 이 같은 결과의 이유로 꼽았다.
총제작비 230억 원을 투입한 <인랑>은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이 주연하는 SF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론적으로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89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말았다.
문제는 <인랑> 외에는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중급 규모의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었다는 점이다. 같은 보고서에서 영진위는 “<인랑>과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가 7월을 장악할 것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중급 규모의 한국영화가 7월 개봉을 꺼린 탓”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극장 스크린이 대작으로만 쏠리는 현상을 규제할 이렇다할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성수기 흥행 부진의 위험을 오롯이 감수하고 중급 한국 영화를 내놓을 제작사는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해에 이미 현실화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가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내면서 국내 극장가는 <스파이더맨: 홈커밍> <덩케르크>같은 외화에 관객을 빼앗겼다. 덕분에 외국영화는 지난해 7월 역대 최고 관객 1,45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올해도 외국영화는 한국 영화의 빈틈을 제대로 공략했다. <앤트맨과 와스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인크레더블2>는 7월 한달간 각각 544만 명, 414만 명, 254만 명을 불러모으며 총 1,439만 명을 동원했다.
● 한마디
대작 한 두 편의 기세로 한 달 성적 좌우되는 한국 영화. 여름 성수기라는 말 무색하게 만드는 현상.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